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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도 안심 못한다…‘미래형 D램’ 특허 늘리는 마이크론·TSMC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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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삼성전자의 14나노 LPDDR5X D램. [중앙포토]

삼성전자의 14나노 LPDDR5X D램. [중앙포토]

파운드리 시장 외에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특허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세계 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도하고 있지만, 지능형 메모리와 대체 램 등 차세대 메모리를 둘러싸고 주요 글로벌 기업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다.

저장 기능뿐 아니라 연산 기능을 갖춘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와 뇌의 작동 방식을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로 대표되는 지능형 메모리 분야 특허 출원에서는 삼성과 미국 마이크론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D램을 대체할 미래형 메모리로 꼽히는 대체 램은 고속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M램과 소비 전력을 줄인 F램 등이 있다. 최근 F램 분야에서는 마이크론이, M램 분야에서는 TSMC가 특허 출원을 늘리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우주·항공·국방 등 고부가가치 목적에 맞는 대체 램 시장이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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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미래 기술 경쟁력을 두고 특허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특허를 정확하고 빠르게 심사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심사관의 역량을 키우고, 심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특허는 전문 분야 기술이 집약된 것이라 가치의 유무를 판단하려면 해당 산업과 기술에 정통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심사관 한 명당 심사 처리 건수는 206건으로 유럽연합(EU·58건)의 3.5배다. 미국 73건, 중국 91건, 일본 164건으로 주요 국가 모두 한국보다 처리 건수가 적다. 반대로 심사 한 건당 투입하는 시간은 한국이 10.8시간으로 일본(17.7시간), 중국(22시간), 미국(27.4시간)과 비교해 가장 짧다.

심사관 한 명이 다루는 기술 종류 수도 81.1개로 주요 5개국 중 가장 많다. 특허청 관계자는 “특허 신청은 점점 느는데 인력이 부족해 심사가 늦어진다”면서 “최근 10년간 특허 무효율(특허 무효 심판에서 무효 판결을 받은 비율)이 48.6%에 달하는 등 특허 품질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특허 심사 경쟁력은 주요국 중 최하위로 떨어지고, 반도체·배터리 같은 핵심 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첨단기술 분야 퇴직 인력을 심사관으로 활용해 심사의 질을 높이고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기술 유출 주체의 53%가 퇴직자이며 최근 5년간 기술 유출 피해액은 22조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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