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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분기 최대 ‘13조’ 매출…하반기 이후 투자계획은 ‘신중’

중앙일보

입력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의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의 모습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매출 13조811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이 1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SK하이닉스는 경영 실적 발표회를 열고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4조1926억원)을 공시했다. 이전까지 최대 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에 올린 12조3766억원이었는데 이번에 이를 1조원 이상 넘겼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전 분기 대비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줄었지만, 출하량 증가와 달러 강세(원화가치 하락) 효과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 일부 지역 봉쇄 등 공급망 이슈 같은 악조건 가운데도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밝지 못하다는 게 회사의 얘기다. 최근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기업들 역시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어서다.

당장 스마트폰과 PC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종원 사장은 “PC나 스마트폰은 올해 큰 폭의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나마 하반기에 신제품 출시 효과가 있어 플래그십 모델 중심의 수요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시장 불확실성을 반영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기존 예상보다 낮출 계획이다.

투자 계획도 신중하게 검토한다. 노 사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며 경영 계획을 세우고,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3분기부터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ASP 하락 폭이 커지며 영업이익 감소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LG디플, 2년만에 영업적자 전환

한편 전자부품·장비업계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국내 대표적인 전자부품업체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삼성전기는 2분기에 매출 2조4556억원, 영업이익 3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1% 늘었다.

LG이노텍은 매출 3조7026억원, 영업이익 289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7.2%, 90.8% 증가했다. 하지만 1분기 대비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21.0% 감소했다. 하반기 전망은 밝은 편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고객사인 애플이 하반기 카메라 화소의 상향을 고려하고 있어 공급 단가 상승이 전망되고, 모바일·자동차 카메라 등도 업그레이드가 예상돼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공급망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이 급락했다. 이 회사의 올 2분기 매출은 5조6073억원, 영업적자는 4883억원이었다. 2020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중국 코로나19 봉쇄 장기화 영향으로 완제품 생산 및 협력 업체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었고, 이는 패널 출하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성과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형 OLED뿐 아니라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에 들어가는 소형 OLED,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지배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날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삼성전자에 대한 OLED 공급 협상을 묻는 질문에 “현재는 진행 상황이 없다”며 “OLED 가치를 인정하고 시장 창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고객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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