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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파랑새, 꿈날’덕분에 시행착오 줄이고 미래에 대비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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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트아동복지회가 진로·정서·경제적으로 시설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파랑새, 꿈을 향한 날갯짓’ 사업이 시행 5주년을 맞아 지원대상과 범위가 확대됐다. 사진은 자립준비청년 서은경씨가 멘토 위촉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사진 홀트아동복지회]

홀트아동복지회가 진로·정서·경제적으로 시설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파랑새, 꿈을 향한 날갯짓’ 사업이 시행 5주년을 맞아 지원대상과 범위가 확대됐다. 사진은 자립준비청년 서은경씨가 멘토 위촉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 [사진 홀트아동복지회]

홀트아동복지회, 현대백화점그룹과 함께한 ‘파랑새, 꿈날’ 사업 5주년 … 시설청소년의 든든한 울타리로 

1기 멘티가 5기 멘토로 돌아와
현대백화점그룹 누적후원 10억
올해 지원 대상과 지역도 확대 

 “저처럼 도움이 필요한 후배들에게 멘토가 되어 주고 싶어요.”

 밝은 미소와 함께 당찬 포부를 밝힌 서은경(23)씨는 13살에 보육원 입소 후 성인이 돼 만기 퇴소한 자립준비 청년이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취업해 현재 한 금속공업 회사의 영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서씨는 19살 때 현대백화점그룹에서 후원하는 홀트아동복지회 시설청소년자립지원사업 ‘파랑새, 꿈을 향한 날갯짓(이하 ‘파랑새, 꿈날’)’ 1기 대상자에 선정됐다. 지원금으로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공부도 했고 빠듯한 생활비에도 보탰다. 덕분에 취업 시 큰 도움이 됐던 회계·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10개나 취득했다.

 서씨는 자립지원 워크숍에서 재무교육도 받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가계부를 작성해보기도 하고 유용한 저축정보도 얻었다. 시설에서 지내는 동안 자립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서씨는자산관리 교육을 통해 저축의 중요성을 깨닫고 매달 저금해 지금은 또래 청년보다 저축을 많이 한 편이다.

 “물질적인 지원도 좋지만, 자립에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교육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립수당처럼 각종 지원 정보를 알지 못해서 받지 못한 친구들도 생각보다 꽤 있거든요. 자립은 정보전이라고 생각하는데, ‘파랑새, 꿈날’ 덕분에 시행착오를 줄이고 주도적으로 미래에 대비할 수 있었어요.”

동아리를 통한 정서적 연대

서씨가 ‘파랑새, 꿈날’ 사업을 통해 얻은 건 무엇보다 멘토링으로 맺은 귀한 인연이다. 정서적 지지를 도와줄 성인 멘토와 시설청소년 멘티를 매칭해 동아리 활동을 진행한다. 서씨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 고민을 나누며 더는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먼저 사회생활을 경험한 멘토의 조언을 통해 진로에 대한 방향도 세울 수 있었다.

 “시설청소년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져서 좋았어요. 우리끼리 통하는 게 많으니까 금방 공감대가 형성되고 많이 친해졌죠. 미래에 대한 고민도 많았는데 멘토링 덕분에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힘을 얻었어요. 1기 멘티 친구들과 멘토를 만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 전문지식과 경험이 있으며 시설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는 인물은 ‘파랑새, 꿈날’ 명예멘토로 위촉한다. 시설에서 성장하고 퇴소한 봅슬레이 국가대표 강한 선수와 브라더스키퍼 김성민 대표도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퇴소 경험과 자립 노하우를 멘티들에게 전하며 시설청소년을 응원한다.

봅슬레이 국가대표 강한 홍보대사가 시설청소년을 위해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자립지원 워크숍에 참여하는 파랑새 멘토·멘티.

봅슬레이 국가대표 강한 홍보대사가 시설청소년을 위해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자립지원 워크숍에 참여하는 파랑새 멘토·멘티.

도움받던 멘티에서 도움 주는 멘토로

서씨는 실제로 시설에서 생활했던 분들이 얘기해줘서 훨씬 현실감 있게 와 닿았고, 본인도 힘든 시절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에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파랑새, 꿈날’ 사업이 매년 지속되면서 서씨는 자신이 도움을 받은 만큼 후배들에게도 전하고 싶어 올해 파랑새 5기 멘토를 신청했다.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주변에 마땅히 물어볼 데가 없는데, 멘토가 있어 의지할 수 있었어요. 이제 저도 멘토가 되어 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든든한 언니, 누나가 되어주고 싶어요.”

 이수연 홀트아동복지회 회장은 “‘가족을 찾아주고·가족을 지켜주고·가족이 되어준다’는 기관 방향성 아래, 시설 퇴소를 준비하는 청소년에게 가족이 되어주는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 초기 1기 대상자였던 멘티가 이제 5기 멘토로 활동하며 ‘파랑새, 꿈날’ 사업의 모토인 ‘멘티의 멘토화’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설청소년 자립 도와

지난 2018년부터 현대백화점그룹과 함께한 ‘파랑새, 꿈을 향한 날갯짓’ 사업 누적후원금이 올해 10억원을 달성했다. 사업 시행 5주년을 맞아 지원대상도 확대했다. 기존에는 퇴소를 앞둔 고등학생 3학년 30명을 매년 선발해 시설 퇴소 전후 총 2년 동안 지원했다. 이번 5기는 진로를 결정하는 자립준비 초기부터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고등학생 2학년 45명을 선발해 지원한다. 대상 지역 또한 수도권 중심에서 전국으로 범위를 넓혔다.

 선정된 청년에게는 2년간 자립장학금 180만원, 진로장학금 300만원을 지원하며 멘토와 1:2 또는 1:3으로 매칭해 동아리 활동을 진행한다. 5기 멘티의 진로와 정서적 지지를 도와줄 멘토는 대학생부터 현직·퇴직·주부 등 다양한 직군의 20~50대 28명을 선발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사회공헌 관계자는 “‘파랑새, 꿈날’ 사업은 시설청소년이 자립 후에도 가족처럼 기댈 수 있는 ‘멘토’라는 든든한 지지체계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시설청소년의 자립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는 사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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