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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도 81년만에 최고기온…들들 끓는 유럽, 에어컨 '불티'

중앙일보

입력

지난 19일(현지시간) 덴마크의 에노(Enoe)섬 해변에서 피서객들이 역대급 더운 여름을 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덴마크의 에노(Enoe)섬 해변에서 피서객들이 역대급 더운 여름을 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북유럽에도 전례 없는 무더위가 찾아왔다. 유럽인들이 그간 기피해 온 에어컨 수요도 부쩍 늘었다.

20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덴마크기상연구소(DMI)는 이날 덴마크 남부 롤란섬의 최고 기온이 35.9도, 유틀란트 서부의 보리스는 35.6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7월 최고 기온으로, 1941년에 측정된 35.3도 기록을 81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덴마크의 사상 최고 기온은 1975년 8월에 관측된 36.4도였다. DMI는 "남쪽에서 뜨거운 공기가 북상하면서 조만간 덴마크의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웨덴 기상청(SMHI)도 20~21일 스웨덴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SMHI는 "최고 기온이 30~35도까지 치솟으며 날씨가 매우 더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20일(현지시간)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코끼리들이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코끼리들이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포르투갈·스페인 등 남부 유럽에서는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며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포르투갈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7~18일 폭염 관련 사망자가 1063명으로 집계됐다. 스페인도 20일까지 최근 열흘간 폭염으로 500명 이상 사망했다. 상대적으로 선선한 기후의 영국에서도 지난 19일 사상 처음으로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럽에서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영국 소매업체 세인즈버리 발표에 따르면 영국의 이동식 에어컨 판매량은 최근 일주일 사이 2420%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유럽연합(EU) 내 에어컨 수량이 2019년 1억1000만 대에서 2050년 2억7500만 대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럽 가정의 에어컨 보유 비율은 낮은 편이다. WP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자국 가정의 5% 미만이 에어컨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한다. 프랑스도 5% 미만, 독일은 3%만이 에어컨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여름철에도 덥지 않은 날씨, 냉방병 등 건강상 편견, 환경오염 우려 등의 영향 때문이다. 반면 미국 가정은 약 90%가 에어컨을 보유 중이다.

WP는 "폭염이 에어컨을 사치품이자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유럽인들의 인식을 바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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