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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짜는 부·울·경] “혁신은 선택 아닌 필수 … ‘일 잘하는 조직’ 경남도 만드는데 최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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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일하는 방식 혁신 나선 CEO형 행정전문가 … 박완수 경남도지사에게 듣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7일 경남도청 도지사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며 도정에 대한 계획을 밝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지난7일 경남도청 도지사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며 도정에 대한 계획을 밝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1일 취임한 박완수(66) 경남도지사가 최근 경남도청 간부 공무원들에게 한 말이다. ‘활기찬 경남 행복한 도민’이란 비전으로 민선8기 경남도정의 포문을 열었지만, 정작 경남도청 직원들이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활기가 없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도청 직원들부터 활기차게 일하는 모습을 도민들이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CEO형 행정 전문가’를 자처한 박 지사는 그간 ‘일 잘하는 도정’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경남도를 ‘일 잘하는 조직’으로 혁신하기 위해 조직 개편도 진행 중이다. 그는 불필요한 기능·직제를 조정하고 성과 중심·도민 우선의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조직 혁신과 함께 재정·규제 혁신을 통해 추락하고 있는 경남 경제를 회복, “우리 경남도의 자부심을 되찾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지난 7일 경남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박 지사를 만났다. 다음은 박 지사와의 일문일답.

민선 8기 도지사로 취임하셨는데 어떤 각오인가.

“젊은 시절을 보낸 경남도청에서 20여년 만에 다시 근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340만 도민들에게 감사드린다. 저는 경남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누구보다 경남을 사랑하는 만큼 도정을 잘 이끌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정치적 사심 없이 엄중한 책임감과 겸허한 마음으로 도정에 임하겠다.”

취임식 때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가 ‘혁신’이었다.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서 민선 8기가 시작했다.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경남은 조선·기계 등 주력 산업의 위기와 지역 불균형, 청년 유출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경남이 다시 재도약하고 무너져 내린 도민의 삶을 되살리기 위해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혁신을 통해 ‘일 잘하는 도정’, ‘도민을 위한 도정’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혁신할 것인가.
“조직구조 혁신, 조직문화 혁신, 재정 혁신, 규제 혁신의 4대 혁신 과제를 추진한다. 조직의 구조·문화 혁신은 도청 조직과 출자·출연기관을 일 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혁신이다. 불필요한 조직은 과감하게 통폐합하고, 주요 도정 과제나 역점 사업을 추진하게 될 조직은 보다 강화한다. 형식에 얽매이던 조직문화도 성과와 일 중심으로 유연하게 만들 것이다. 재정혁신을 통해 불요불급하거나 중복되는 예산을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하고, 교육재정지원금 등 전출금 지원방식 등의 문제점을 개선할 것이다. 규제혁신으로 민간중심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도내 신산업 촉진과 투자유치를 위해 현장에서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규제를 적극 발굴하고 해소할 계획이다.”

당선 직후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은 역점 추진 사안이다. 지금 경남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4%대인데, 조선업과 자동차 기계산업 등 주력 산업 위기와 함께 하락했다. 경남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기존의 주력 산업을 활성화하는 일과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일으키는 일을 함께 추진해 나가야 한다.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투자유치전담기관 설립과 전문가 영입과 함께 규제 해소, 인센티브 제공 등 입체적인 전략을 통해 투자유치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창업 활성화도 일자리 창출의 중요한 축이다. 청년들이 경남에서 창업의 꿈을 이루고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 허브를 조성하고, 다양한 일자리를 위해 다양한 업종에서 창업이 가능하도록 경남형 창업 지원체계를 만들어 가겠다.”

전임 시·도지사가 합의해 추진해오던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수도권·비수도권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이 연대하는 긍정적인 측면은 있다. 하지만 부·울·경 메가시티가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은 아니다. 그간 추진 과정에서 서부 경남 균형발전 방안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했고,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정을 충분히 넘겨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지 못했다. 제대로 된 검토와 준비 없이 부·울·경 메가시티가 출범하면 인력과 재정만 낭비할 수 있다. 도내 균형발전과 부·울·경 메가시티 실익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8월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용역 결과를 반영해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에 대한 경남도 입장을 밝히겠다.”

재임 중 이것만은 ‘바꿔보겠다’ 또는 ‘추진해 보겠다’고 한 선거 공약이 있다면.

“먼저 CEO형 행정전문가로서 내부 행정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겠다. 도청과 출자·출연기관의 조직구조 및 조직문화를 혁신해서 도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는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 그리고 꼭 해내고 싶은 일은 역시 우리 경남도의 자부심을 되찾는 일이다. 2020년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1인당 개인소득을 획기적으로 향상하고, 지역경제를 전국 상위권으로 올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전할 말씀이 있다면.

“도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떠한 어려운 문제라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너진 경남의 경제와 위상을 다시 세우고, 도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그런 경남을 만드는데 그동안 쌓아온 역량과 열정을 쏟겠다.”

박 시장은 1954년 통영 도산면 도선리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마산공고 졸업 후 마산수출지역 동경전자에 입사, 일하면서 방송통신대·경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1981년 4월부터 경남도 사무관으로 근무를 시작, 경남도 지역경제과장, 지방과장, 농정국장, 경제통상국장, 합천군수, 김해부시장을 거치며 ‘행정 전문가’로 입지를 다졌다. 이후 2004년과 2008년 연이어 창원시장에 당선되면서 2010년 제1대 통합 창원시장까지 역임했다. 2014년 제6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취임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창원시 의창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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