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북송 2명은 탈북브로커, 살인 안해” 야당 “또 북풍몰이”

2019년 탈북 어민 2명이 강제북송된 사건을 두고 20일 여당에서 “이들이 오징어잡이 배에서 동료 어민 16명을 살해했다는 문재인 정부 발표는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가안보 문란 실태조사 태스크포스(TF) 전체회의에서 TF 위원장인 한기호 의원은 “약 40일 전 북한 김책시에 거주한 주민과 통화해 북송된 2명이 어떻게 됐는지 확인했다”며 “증언에 따르면 2명이 16명의 북한 주민을 살해했다는 문재인 정권 발표는 허위”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김책시 주민의 증언을 토대로 “김책시의 다섯 가구 주민 16명이 오징어잡이 배로 탈북하려고 했고, 북송된 2명이 인솔해 승선하기로 돼 있었다”며 “하지만 주민 16명이 북한 보위부에 체포됐고, 오징어잡이 배에 남아 있던 (브로커) 2명은 눈치를 채고 남하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체포된 16명은 김책시에서 모두 사라졌고 생사도 모른다고 한다”며 “북송된 2명은 사흘도 안 돼 총살형을 당했다는 소문이 김책시에서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송된 2명은 어민이 아니라 탈북 브로커였고, 16명도 탈북하려던 김책시 주민으로 살해된 것이 아니라 북한 보위부에 붙잡혀 생사를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북송 어민 2명이 동료 어민 16명을 오징어잡이 배에서 살해한 흉악범이라 북송했다는 문재인 정부 발표와는 정면 배치된다.

문재인 정부 당시 발표에 대해 한 의원은 “북한이 2명을 송환받으려고 (문재인 정부에) 거짓말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내용을 2명에 대한 합동신문으로 확인했을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담합이 성공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TF 회의에는 국군기무사령부 출신 A씨와 북한 국가보위성 황해남도 보위부 보위원 B씨, 북한 청진수산사업소 지도원 출신 C씨, 청진 6·2항만 수산 어부 출신 D씨 등도 참석해 증언했다. 이들은 오징어잡이 배에 18명이 탑승할 수 있냐를 두고 “북한 선박 규칙상 16m 길이의 배에 18명이 탑승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과 동석한 탈북민 단체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엽기소설을 탈북민에게 넘겨씌우는 전대미문의 인신제물 공양사건의 진상이 꼭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성을 갖고 얘기하라”며 반발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이가 없다. 말이 되느냐”며 “누가 사람을 죽이지 않고서 16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하겠나”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객관적 사실을 제쳐두고 북풍 몰이를 한다”고 주장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