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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초등생, 확진 하루만에 사망…"손쓸 새 없었다"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일 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검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종시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어린이가 입원 치료를 받던 도중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세종시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초등학교 3학년인 A(8)양이 코로나19 확진 하루 만인 지난 16일 숨졌다. A양은 지난 15일 오전 세종의 한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A양은 고열과 경련 증상을 보여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격리병상에 입원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16일 새벽 상태가 악화해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이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받았다”라며 “손 쓸 겨를 없이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해 의료진도 놀랐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A양에게 특별한 기저질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기저질환이 없다”라며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여러 기록을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 시 무증상ㆍ경증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중증으로 악화하는 사례가 드물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9세 이하 코로나19 확진자는 224만8165명으로 이 가운데 사망자는 26명이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코로나19가 변이를 거듭할수록 전파력은 세지지만, 병원성(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키는 정도)은 떨어진다”라며 “최근 어린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증상이 가볍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굉장히 드물지만 멀쩡하던 아이가 갑작스럽게 악화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있는데, ‘사이토카인 폭풍(과잉 면역반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보통 코로나19 사망자의 경우 폐렴이 오고, 이후 패혈증으로 악화하면서 사망하는데 다발성 장기 부전이 나타나는 건 드문 일이다”라고 말했다.

천 교수는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인한 증상 악화 또는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 등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소아다기관염증증후군은 코로나19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질환으로, 코로나19 감염 이후 2~4주가 지난 소아ㆍ청소년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열ㆍ발진ㆍ다발성 장기 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천 교수는 “증상 발현 이후 하루 만에 사망하는 사례는 이전에 보지 못했다”라며 “이번 어린이 사망 사례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서 이런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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