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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개발하고 창업농부 키우고…국립대가 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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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경대 창업 농부 과정 ‘창놈팜’ 수강생들이 영농 실습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경대]

한경대 창업 농부 과정 ‘창놈팜’ 수강생들이 영농 실습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한경대]

강원대는 2020년 ‘누룩연구소’를 만들고 전통주 연구를 시작했다. 누룩 속의 미생물이 술에 자연스럽게 배어야 질 좋은 막걸리가 만들어진다. 연구소 운영은 교육부의 국립대학 육성 사업 지원금 덕에 가능했다. 연구소는 전통주 우수 종균을 발굴해 지역 전통주 제조 업체에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누룩연구소는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과 상생 발전하는 거점국립대학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8년부터 국립대학 육성 사업을 확대해 전국 38개 국립대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국립대의 공적 역할을 살리고 각 대학의 지역 특색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2018년 800억원이었던 예산은 2022년 1500억원으로 늘었다.

기초학문 진흥도 이 사업의 주요 성과다. 기초학문 고사 위기 속에서도 국립대 인문·자연계열 정원은 오히려 늘었다. 전체 인문·자연 계열 입학정원에서 국립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23.5%(7만5618명 중 1만7808명)에서 2020년 24.2%(7만5199명 중 1만8190명)로 늘었다. 부산대의 동아시아학 교과 과정, 전북대의 동남아시아 특수언어 교육 과정 등이 대표적이다.

충남대의 ‘CNU 자연과학 체험마당’은 중고교생을 상대로 하는 기초과학 체험 과정이다. 자연과학대학 교수, 학부생, 대학원생이 지역 중고교생 318명과 함께 ‘수학의 날’ ‘별 축제’, ‘화학의 날’, ‘통계의 힘’ 등 행사를 진행했다.

지역 사회 기여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한경대는 2018년부터 창업 농부 교육 과정 ‘창농팜’을 운영하고 있다. 농·식품 관련 창업을 준비하는 귀농인을 돕자는 취지다. 경기도 거주 지역민이라면 누구나 영농실습, 농업현장 실무, 농장경영 등을 배울 수 있다. 한경대는 지역 내 ‘창업 농부’를 배출하고 있다. 2018년 17명이었던 창업 농부 수는 2021년 35명으로 늘었다.

이밖에 장애 성인을 대상으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목포대, 초·중학생들의 학습 공백을 채워주는 광주교대의 멘토링 프로그램 등도 우수사례로 꼽힌다.

교육부는 국립대학 육성사업을 통해 국립대의 전반적 교육 여건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국립대 학생 1인당 투입되는 교육비가 2017년 1158만원에서 2019년 1254만원으로 늘었다. 교육부는 “지속적인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국립대학 학생 1인당 교육비와 도서·실습 기구 구매비가 늘어 국립대학의 교육·연구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국립대학 육성 사업 4주년을 맞아 18일부터 이틀간 대전 호텔 ICC에서 ‘2022 국립대학 육성사업 성과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에서는 국립대학 기획처장들이 모여 국립대학 육성사업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혁재 안동대 기획처장은 “국립대학 육성 사업은 지역사회와 대학이 함께 발전하는 모델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국립대의 정체성을 재적립하는 계기가 됐다”며 “국립대 육성 사업을 통해 공존과 상생, 고등교육 기회 확대 등 국립대학의 설립 목적을 환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정윤 한국교육개발원 실장은 “고등 교육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인 지역과 대학의 연계가 이 사업에서 시작됐다”면서 “사업이 단발성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된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정용채 전북대 기획처장은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 수 있었다”며 “전북에 있는 국민연금공단과 연계해 연기금 관련 교육 과정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포럼 2일 차인 19일에는 ▶국립대학 육성사업을 통한 중등교육 혁신 기여방안 ▶국립대학 교육·연구 혁신방안 등 정책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 모든 포럼 내용은 국립대학 육성사업 발전협의회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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