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복장검사/교통캠페인 동원/교사­학생 갈등 부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머리잘린 학생들 한때 수업거부/두발검사/“관료행정 표본… 동원 부당” 반발/교통캠페인/당구장 등 단속하자 업주가 폭언/교외지도/권위붕괴 세태속 「새생활」 지도에 어려움
10ㆍ13 대통령 특별선언이후 새생활ㆍ새질서 바람이 일선 학교에까지 미쳐 중ㆍ고교마다 학생 생활지도가 크게 강화된 가운데 일부에선 학생들의 반발,인근 업소의 항의,교사끼리의 갈등 등 전에 없던 현상들이 나타나 학교측이 학생지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사회전반의 권위붕괴ㆍ기강해이와도 연관된 것으로 교육관계자들은 중ㆍ고교생들의 생활지도에 새로운 기준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도강화=「범죄와의 전쟁」 선포직후 각 시ㆍ도교위는 일선학교에 「새질서ㆍ새생활 지침」을 보내 ▲학생들의 교통질서 캠페인 실시 ▲학교주변 불량배 관계기관에 고발 ▲불법과외 예방 및 단속 등 8개항의 실천사항을 시달했다.
이에따라 각 중ㆍ고교는 엄격한 두발ㆍ복장검사,교외 순찰,교통질서 캠페인 등 학생 생활지도에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학생반발=서울 강남구 A고교의 경우 지난달 15일부터 27일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두발검사를 실시하며 평소와는 달리 교사들이 직접 가위를 들고다니며 머리가 긴 학생들의 머리를 조금씩 잘라냈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에 반발,머리가 잘린 학생 1백여명중 50여명이 한때 수업을 거부하고 교실을 뛰쳐나가는 등 소동을 벌였다.
서대문구 D고교,성북구 S고교,영등포구 K고교 등에서도 한달에 한번꼴로 실시하던 학생들의 두발ㆍ소지품검사를 1주일 단위로 실시하고 있으나 학생들이 검사도중 『너무 지나치다』며 집단항의하는 경우가 많아 학교측을 당황케하고 있다.
◇내외마찰=서울 동작구 B고교에서는 지난달 13일이후 매일 5명의 교사를 1개조로 편성,학교주변 1㎞이내의 만화가게ㆍ당구장 등 교육환경 유해업소를 대상으로 학생교외지도 활동을 펴고 있으나 업주들이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교사들에게 폭언까지 해 승강이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또 영등포구 C중학교에서는 최근 일부 교사들이 시교위가 지시한 학생교통캠페인 등 실천지침에 대해 『관료적이고 전시적 행정의 표본이며 학생들은 이같은 행정의 희생물이 될수 없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교내에 뿌려 학생생활지도를 둘러싼 교사들의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했다.
서울시교위 윤정광 중등교육과장은 『이번 지침은 학생들의 건전생활지도를 강화함으로써 탈선과 범법을 사전에 예방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그러나 상당수 학생들이 자율과 자유를 혼동,생활지도에 반발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에 대한 자율교육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