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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공공기관 연봉 2억 넘는 임원 2명…홍준표 發 연봉상한제 시동거나

중앙일보

입력

1억2000만원 이내 '연봉상한제 도입' 예고 

홍준표 대구시장.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 뉴스1

지난달 27일 홍준표 대구시장 인수위원회 측은 시정개혁 과제를 발표하면서 시 산하기관 공공기관 임원 연봉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관 임원 연봉을 1억2000만원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연봉상한제 도입'을 예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 후 시 산하 공공기관을 18개에서 10개로 통폐합하는 구조개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들 공공기관 임원 연봉이 공개됐다. 시민단체인 '우리복지시민연합'이 대구시에 행정정보청구를 통해 확보한 '공사·공단 임원 연봉 현황'을 통해서다.

2억원대 연봉 기관 임원들 다수 

우리복지시민연합이 공개한 대구지역 공공기관 임원 연봉 현황 자료. 자료 우리복지시민연합

우리복지시민연합이 공개한 대구지역 공공기관 임원 연봉 현황 자료. 자료 우리복지시민연합

13일 이에 따르면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18곳 가운데 7곳에 근무하는 임원 9명이 지난해 기준 연봉 1억2000만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봉은 기본급과 수당·성과급을 합친 금액이다.

기관별로는 대구 지하철을 담당하는 대구도시철도공사(1명)와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대구도시공사(1명), 전시 컨벤션 시설인 대구 엑스코(2명) 등이다. 시립병원인 대구의료원(2명)·대구경북연구원(1명)·대구신용보증재단(1명)·대구테크노파크(1명) 임원도 포함됐다.

2억원 전후 연봉을 받는 임원도 있었다. 지난해 기준 대구의료원장(2억2868만원)과 대구 엑스코 사장(2억1562만원)이 이에 해당한다. 대구경북연구원장이 1억9136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대구의료원 진료처장도 1억9000만원으로 2억원에 근접한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억원대 연봉은 정부 부처 장관(1억3580만원)보다 많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공공기관 349곳의 기관장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8021만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었다.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임원 중 연봉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청소년재단으로, 6000만원에서 80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기관 임원들은 8000만원 이하 연봉자가 없었다.

"적정 임금 사회적 논의와 합의 끌어내야" 

지난해 연봉 구간별 비중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세청]

지난해 연봉 구간별 비중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세청]

우리복지시민연합 측은 "연봉상한제 도입은 단순히 임금 삭감과 공공기관 통폐합 수단이 돼서는 안 되며, 공공기관 임원의 역할과 역량 점검, 적정 임금의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끌어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시 산하 공공기관 개혁 의지는 분명하다. 이를 보여주듯 대구시는 지난 12일자로 정무직 공무원과 산하 기관장과 임원 임기를 단체장과 일치시키는 조례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발의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무직과 산하 단체장 임기를 선출된 단체장 임기와 맞춰 알박기 인사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원래 양심적인 공직자라면 의례 그렇게 해야 하는데 임명권자가 바뀌었음에도 임기를 내세워 비양심적인 몽니를 부리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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