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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퍼팅천재 송가은이어라, 통산 2승 홀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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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프로 2년 차 송가은이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그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놀라운 퍼트 실력을 앞세워 3라운드 합계 18언더파를 기록했다. [사진 KLPGA]

프로 2년 차 송가은이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그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놀라운 퍼트 실력을 앞세워 3라운드 합계 18언더파를 기록했다. [사진 KLPGA]

키 1m61㎝의 송가은(22)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출신이다. 아담한 체격에 올 시즌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234.7야드. 샷 거리만 놓고 보면 전체 선수 가운데 중하위권인 81위다.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한 KLPGA투어에서 그는 거리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그의 주무기는 자로 잰 듯한 퍼팅이다. ‘리틀 박인비’로 불릴 만큼 퍼트 실력과 리듬감이 뛰어나다. 올 시즌 평균 퍼트 수는 29.45개로 전체 선수 가운데 4위다. 결국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골프계의 격언을 몸소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송가은이 10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끝난 KLPGA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 마지막 날 4타를 줄이며 3라운드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10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호주 동포 이민지를 연장전 끝에 꺾고 처음 우승한 뒤 281일 만에 통산 2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

송가은은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잡아내며 코스 레코드인 10언더파를 몰아쳤다. 둘째 날 4타를 줄인데 이어 마지막 날에도 4언더파를 기록하며 2위 오지현(합계 15언더파)을 3타차로 따돌렸다. 송가은은 이번 대회에서 버디 19개에 보기는 단 1개만 기록하는 깔끔한 경기를 펼쳤다. 그 결과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2위 오지현에 2타 앞선 선두로 마지막 날 경기에 나선 송가은은 2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이어 8번 홀(파3), 9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로 2위 그룹과의 타수 차를 4타로 벌렸다. 그리고 14번 홀(파4)에서 다시 9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사진은 우승컵을 들고 웃고 있는 송가은. [사진 KLPGA]

사진은 우승컵을 들고 웃고 있는 송가은. [사진 KLPGA]

체격이 아담한 송가은은 특히 최종 3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체격이 좋은 오지현(1m69㎝)·성유진(1m68㎝)과 샷 대결을 펼치면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지현과 성유진에 이어 장타자 유해란까지 타수를 줄이며 추격해왔지만, 송가은은 침착한 플레이로 차분하게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특히 왼손을 아래, 오른손을 위쪽에 두는 견고한 크로스핸디드 그립으로 만만찮은 거리의 퍼트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이번 대회 송가은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230야드.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63야드인 장타자 윤이나와 비교하면 30야드 이상 차이가 난다. 그래도 송가은은 거북이처럼 꾸준한 플레이로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거리는 달리지만, 놀라운 퍼트 실력으로 열세를 극복한 것이다. 그 덕분에 사흘 연속 60대 타수를 적어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클럽도 물론 ‘퍼터’다.

송가은은 “마지막 날 경기를 앞두고 선배 (안)선주 언니가 ‘지키려고 하지 말고, 추격한다고 생각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1번 홀부터 긴장 속에 플레이했는데 선주 언니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18번 홀에 들어설 때야 비로소 우승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뒤 올해 2승을 거두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 1승을 거뒀으니 다음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지현에 이어 유해란이 마지막 날 8언더파를 몰아친 끝에 합계 14언더파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한 시즌 세 차례 타이틀 방어 성공이라는 기록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공동 10위(합계 11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박민지는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1위, 다승 1위(3승) 등 전 부문에서 1위를 지켰다.

박민지는 21일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16일 출국한다. 박민지는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때 국내 투어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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