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때도 그랬다…'친윤' 없애자" 조해진의 경고 [스팟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2022.07.10 08:00

업데이트 2022.07.10 08:15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김경록 기자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김경록 기자

두 번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둔 국민의힘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간 잠재돼있던 당내 갈등의 불씨가 이준석 대표의 징계(8일)를 기점으로 본격 점화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징계를 둘러싼 논란을 친윤계와 비친윤계 간 대립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 대표가 윤리위원회 배후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관계자)’ 그룹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이런 당의 혼란에 대해 조해진 의원(3선)은 7·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계파 갈등은 당을 사지로 몰아가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조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비윤, 반윤 세력을 전제로 한 친윤이란 단어조차 쓰면 안 된다”는 글을 올려 당 내홍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최근 공천 개혁을 논의하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조 의원은 2016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이른바 ‘진박’ 논란이 일며 공천에서 컷오프 된 계파 갈등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친윤’이란 단어도 쓰면 안 된다는 글을 올린 계기는.
“과거 경험에서 우러나온 걱정 때문이다. 친윤은 반윤이나 비윤 세력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마치 윤 대통령이 일부 친윤 세력의 지지만 받는 것처럼 비쳐지는 건 대통령에게 결례다. 정말로 윤 대통령이 잘 못해서 당내에 비윤이나 반윤 세력이 생기기라도 하면, 최악의 경우 분당 등으로 인한 흑역사를 또 다시 쓸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새누리당도 그랬다.” 
새누리당에서 진박 논란이 일었던 때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아직은 윤 대통령이 집권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계파 구분을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만 ‘친윤’이라는 용어 자체가 등장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당이 과오를 재현할 소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도 초기엔 모두 친박밖에 없었다. 그러나 친박 핵심 권력 내부에서부터 편 가르기가 시작됐고 급기야는 당 전체가 친박, 비박, 반박으로 나뉘더니 공천에 실패했다. 이게 총선 참패, 탄핵까지 이어졌다.”

이 대표의 주장처럼 이 대표를 비토하는 특정 세력이 있다고 느끼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의 사이를 갈라놓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나는 이 대표도 친윤 인사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과 잘 지내고 싶고, 당 대표로서 대통령을 도와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젊고 개성 있는 당 대표를 우리 중진 의원들이 다독이고 끌어안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구조적 문제라 함은.   
“당의 정치력이 그만큼 빈곤하다는 얘기다. 포용과 이해, 상호 존중, 허심탄회한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정치력이다. 정치력이 없으면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증폭하는 쪽으로 모든 논의가 흘러간다. 정치력의 빈곤은 비단 이 대표의 징계 문제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있을 당정 협의, 여야 협의에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이 대표 징계 이전엔 대표적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이 주도한 공부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도 계파 논란을 빚었다.  
“그래서 내가 민들레에 들어간 거다. 어떤 모임이든 친윤으로 분류되면 안 된다. 당을 심각한 위기 상태로 몰아가는 시작점이 된다. 나 역시 윤핵관은 아니지만 친윤이다. 내가 민들레에 들어가서 보수정권을 수렁에 빠뜨렸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 의원이 주도한 미래혁신포럼에도 의원들이 몰렸다. 
“문제가 있는 흐름이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계파끼리 모이는 분위기가 한번 형성되면 일파만파 퍼진다. 나중에 당이 망할 때까지 계파가 유지된다. 그래서 첫 단추가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정권 초기에 웬만한 모임은 다 가려고 한다. 거기서 중심 잡는 평형수 역할을 하는 게 나 같은 중진들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본다.” 
이 대표가 징계를 받으면서 이 대표가 발족한 혁신위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단 시각도 있다.  
“이 대표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들 혁신위에 힘이 되는 건 아니다. 혁신위의 추동력은 오로지 당원과 국민들이 공감할 당의 개혁 방안을 도출해 낼 것인가에 달려있다. 한 때 혁신위가 ‘이준석의 사조직’이라는 오해도 있었는데, 막상 혁신위원 중엔 이 대표가 추천한 사람도 없다.”
혁신위에서는 어떤 논의가 오가고 있나.  
“6일 세 번째 회의를 열었다. 14명의 혁신위원이, 각자가 생각하는 당의 문제점과 혁신 과제를 내놨고 이를 정리 중이다. 혁신위는 향후 ▶민생을 우선하는 정당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인재를 키워내는 정당 등 3개 소위원회로 나뉘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당 안팎의 의견도 듣는다. 원내 의원과 당협위원장, 당원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전문가 공청회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혁신위에서 이 대표의 징계에 관한 의견 교환도 있었나.
“이번 사태를 통해 윤리위가 당 대표 징계를 언급할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음이 입증되지 않았나. 그래서 윤리위의 권한을 격상시켜 당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당을 제대로 감시·감독할 수 있는 권위 있는 분을 윤리위원으로 모셔야 한다는 취지다. 개인적으로는 전직 대법관 수준의 분이 윤리위원장으로 오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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