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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표 서울시' 대대적 조직개편…박원순 흔적 지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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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청 조직을 개편했다. 역점 사업을 추진할 조직을 대거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청 조직을 개편했다. 역점 사업을 추진할 조직을 대거 보강한 것이 특징이다. [연합뉴스]

민선 8기 임기를 시작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청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오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역점 사업을 추진할 조직·인력을 보강했다. 반면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신설한 조직은 축소·폐지했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서울시청은 '약자와의동행추진단'을 시장 직속 정규조직으로 신설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취임하면서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웠다. 약자와의동행추진단은 ‘약자와의 동행’관련 정책 추진 컨트롤타워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취임사에서 “약자와의 동행은 서울시장으로서 존재하는 이유이자 평생의 과업”이라며 “서울을 약자 동행 특별시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약자 동행 특별시 만들겠다"...취임 첫 행보로 쪽방촌 선택한 오세훈

서울시청 조직개편안 주요 내용. 그래픽 김은교 기자

서울시청 조직개편안 주요 내용. 그래픽 김은교 기자

민선 8기 서울시청, 조직개편 어떻게

취약계층을 위한 4대 정책 전담 부서도 만든다. 오 시장은 취약계층에게 가장 절박한 4가지 문제로 생계·교육·주거·의료 지원을 꼽았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이를 추진하는 조직을 각각 설립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안심소득추진과는 취약계층 시민에게 일종의 최소 소득을 보장하는 ‘서울안심소득’ 정책을 추진한다. 주거안심지원반은 낙후한 임대 주택 개념에서 벗어나 고급스러운 임대 주택을 확대하는 정책을 맡는다. 온라인으로 교과·비교과 학습콘텐트를 제공하는 ‘서울런’은 교육지원정책과가 담당한다. 이밖에 시립 병원·병상을 확대하는 등 고품질 공공의료 서비스는 공공의료추진단에게 임무가 주어졌다.

민간재개발 후보지 21곳이 연내 신속통합기획안을 수립해 재개발 속도를 높인다. 사진은 21일 민간재개발 후보지 중 한 곳이자 대표적인 노후저층 주거지인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지역 일대. [뉴스1]

민간재개발 후보지 21곳이 연내 신속통합기획안을 수립해 재개발 속도를 높인다. 사진은 21일 민간재개발 후보지 중 한 곳이자 대표적인 노후저층 주거지인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지역 일대. [뉴스1]

재개발·재건축 정상화 의중 담겨 

민선 8기 핵심 현안인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조직도 강화했다. 신속통합기획을 담당하는 신속통합기획과와 상생주택·청년주택 등을 공급하는 전략주택공급과 등이다. 신속통합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서울시가 먼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공공지원계획이다.

임시기구였던 주택공급기획관도 정규 기구로 전환했다. 재개발·재건축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중을 반영한 인사로 풀이된다.

오 시장이 2010년~2011년 제34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추진했던 ‘디자인 서울’ 정책도 부활했다. 디자인정책관을 행정2부시장 직속 조직으로 신설했다. 용산정비창·용산공원 등 주요 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미래공간기획관도 신설했다.

황보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민선 8기 서울시정 바탕인 ‘약자와 동행하는 매력적인 서울’이라는 정책 기조가 시정 전반에 스며들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은 서울 용산구 노들섬 일대에 문화예술 랜드마크를 조성한다. 사진은 서울거리예술축제가 열린 노들섬. [뉴스1]

서울시청은 서울 용산구 노들섬 일대에 문화예술 랜드마크를 조성한다. 사진은 서울거리예술축제가 열린 노들섬. [뉴스1]

전임 시장 신설 조직 줄줄이 축소·폐지

박원순 전 시장이 만들었던 시민협력국은 폐지했다. 시민협력국은 박 전 시장이 시민단체 지원 강화를 위해 만든 조직이다.

남북협력추진단도 과(科) 단위로 규모를 축소했다. 행정국 산하 남북협력과로 개편했다. 서울시청은 “남북관계 경색, 코로나19에 따른 교류사업 축소 등 남북협력 여건 변화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균형발전본부 내 주거재생 관련 부서는 주택정책실로 이관했다. 도시재생 역시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 사업이었다. 이와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서울시청은 오는 14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제11대 서울시의회는 112석 중 76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청 조직개편안은 무난하게 심의·의결할 전망이다. 조직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행정기구·정권규칙 개정 등 후속 조치를 거쳐 8월 중순 이후 시행 예정이다.

한편 오 시장은 8일 3급 국장 승진자 9명을 내정했다. ▶정영준 경제정책과장 ▶윤재삼 환경정책과장 ▶윤보영 보건의료정책과장 ▶장영민 노동정책담당관 ▶김선수 주택정책과장 ▶김재진 예산담당관 ▶민수홍 인사과장 ▶임창수 도로계획과장 ▶조남준 도시계획과장 등 9명이다. 이날 인사는 민선 8기 서울시청 첫 승진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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