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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 심장마비 걸릴것"…기밀 보고서 속 에펠탑 심각한 상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1일(현지시간) 촬영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AFP=연합뉴스]

지난달 1일(현지시간) 촬영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AF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를 상징된 에펠탑이 부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에펠탑이 빠르게 부식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보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기밀 보고서가 최근 프랑스 언론에 유출됐다.

프랑스 잡지 ‘마리안느’가 입수한 해당 보고서는 현지 부식방지 전문 회사 엑스피리스(Expiris)가 2014년 작성한 것으로 에펠탑 표면의 전체 페인트층 가운데 단 10%만이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6300t(톤)의 철골은 외부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위에서 페인트칠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근로자.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위에서 페인트칠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근로자. [로이터=연합뉴스]

2016년 엑스피리스가 작성한 또 다른 보고서는 에펠탑에서 884개의 결함이 발견됐고 그중 68개는 구조적 결함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옆 분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옆 분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엑스피리스 대표이자 에펠탑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인 베르나르 지오반노니도 마리안느와의 인터뷰에서 “난 이 탑과 관련해 수년째 작업을 하고 있다. 2014년에 (이미) 부식을 해결하는 게 극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페인트층을 완전히 제거한 뒤 부식을 보수하고 다시 도색하는 등 전면적인 수리에 나설 것을 권고했으나, 에펠탑 운영사를 소유한 파리 시의회는 그저 페인트를 덧칠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마리안느는 전했다.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현재 에펠탑에선 6000만 유로(약 811억원)의 비용이 드는 페인트칠이 진행 중이다. 에펠탑이 설계된 후 20번째 덧칠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존의 페인트층을 남겨둔 채 진행하는 덧칠은 돈과 시간 낭비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마리안느는 에펠탑을 폐쇄할 경우 초래될 관광 수입 감소를 우려해 전면 보수를 선택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에는 매년 600만 명의 방문객이 몰린다고 알려졌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팔탑 앞에서 운행되고 있는 회전 목마. [AFP=연합뉴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팔탑 앞에서 운행되고 있는 회전 목마. [AFP=연합뉴스]

그러나 파리 시의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에펠탑 출입이 8개월 동안 중단됐을 때도 에펠탑 보수에 착수하지는 않았다.

에펠탑 공식 사이트에는 ‘공기와 습기에 노출되지 않는 한 부식이 진행되지 않는 만큼 페인트 덧칠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유명 건축가의 관점을 소개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에펠탑은 1889년 건축가 귀스타브 에펠의 설계로 만들어졌다. 324m 높이에 무게는 무려 7300톤이다. 해당 보고서를 접한 익명을 요구한 에펠탑 관리자는 “에펠이 현재 에펠탑을 본다면 심장 마비에 걸릴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고 마리안느는 전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에서 한 거리 예술가가 비누거품을 만들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에서 한 거리 예술가가 비누거품을 만들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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