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을 다룰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를 이틀 앞두고 당내에서 ‘이준석 용퇴론’이 퍼지고 있다.
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당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 한 중진 의원이 “지금 당이 총체적 위기 상황인데 왜 당 지도부 가운데 책임진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느냐”라고 성토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또 “중진 회의를 소집해 이 문제에 대해 별도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그간 이준석 대표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인사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당이 내홍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게 정당이 할 일인가”라며 “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 대표 스스로 거취를 결단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리위(7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내에선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간 이 대표에게 우호적이거나 온건적이었던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준석 용퇴 불가피론’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4일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기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의원 10여명이 모였다”며 “이 자리에서 한 중진 의원이 이 대표를 거론하며 ‘정치인은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에 책임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고, 상당수 의원들이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당 원로인 이인제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태를 이 지경으로 끌고 온 것은 순전히 정치 전략의 부재”라며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 조각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이 대표가 용퇴하는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최근 자신의 징계 논란 배후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있다고 주장하는 등 결사항전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윤핵관을 “칼을 빼들고 달려오는 사람”에 비유하며 윤리위 결과와 무관하게 당 개혁 작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당내 여론이 악화하면서 대표가 고립무원이 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