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공휴”로 달력 업계 비상/덧칠해 고치거나 폐기처분 해야할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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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군의날(10월1일)과 한글날(10월9일)을 내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키로 국무회의가 의결함에 따라 달력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달력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인쇄업체 및 자체 제작해온 대기업등은 이미 내년도 달력의 인쇄를 거의 대부분 끝냈으며 국군의날과 한글날은 공휴일 표시인 빨간색으로 제작해 놓았기 때문에 큰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빨간색위에 까만색을 덧칠하거나 문제가 된 10월치만을 다시 제작하는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이미 제본까지 마친 경우에는 이같은 수정작업마저 불가능한 실정.
삼성ㆍ현대ㆍ럭키금성ㆍ대우 등 대기업들의 경우 1백만∼2백만부씩의 달력을 자체 제작,각 계열사에 배포하고 있는데 상당수업체가 이미 제본까지 마쳐 배포를 시작하고 있는 등 최소한 절반이상씩은 만들어 놓은 상태.
이들 업체들은 이미 만들어 놓은 달력을 폐기처분하고 새로 만들 경우 비용도 문제지만 우선 연말까지 시간을 맞출 수가 없기 때문에 임직원들의 양해를 얻어 빨간색으로 표시된 달력을 그대로 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1백여곳에 이르는 달력전문제작업체들도 국무회의 의결이후 달력제작을 중지,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이미 인쇄는 끝난 상태고 제본도 절반이상 진행된 상태여서 울상을 짓고 있다.
연간 4천만부 가량이 제작돼 4백억∼5백억원의 시작규모인 달력업계는 외국으로 나가는 교포용달력의 경우 3∼4월부터 만들기 시작하는 것을 비롯,국내용도 7월부터 제작에 나서 9월이면 사실상 제작을 완료해 왔다.
올해의 경우 공휴일 논란이 빚어지면서 업체들은 1개월가량씩 제작을 늦춰왔었으나 정부의 결정이 너무 늦어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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