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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개미 잡아라”...'더 싸고 쉽게' TDF ETF 대전 막오른다

중앙일보

입력

금융시장에서 가장 ‘핫’한 두 상품이 만났다. 바로 타겟데이트펀드(TDF)와 상장지수펀드(ETF)다. 생애주기별로 자산을 배분해주는 TDF가 주식처럼 간편하고 싼 ETF로 거래된다. TDF ETF가 상장하는 건 국내는 물론 세계 처음이다. 연금 개미들을 잡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TDF 경쟁이 ETF 시장까지 넘어온 것이다.

"세계 최초" TDF ETF 10개 동시 상장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TDF 액티브 ETF 10개 종목이 코스피에 상장했다. 이번에 상장한 종목은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TDF 액티브’,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히어로즈 TDF 액티브’,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 TDF 액티브’다. 이들 운용사는 모두 2030·2040·2050 빈티지(은퇴 예상 시점)를 선보였고, 한화운용은 20대를 겨냥해 2060 빈티지를 내놨다.

TDF가 ETF와 결합하면 장점은 많다. 그동안 TDF는 일반 공모형 펀드로 거래돼 투자 비중이 큰 자산만 공개했다. 이와 달리 ETF는 실시간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또 환매에 약 10영업일이 소요되는 펀드와 달리 일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 거래도 손쉽다.

수수료(총보수)도 저렴하다. TDF ETF 총보수는 연 0.14~0.38%로 최대 1% 수준인 기존 TDF의 절반 이하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연금 자산은 장기 투자하는 만큼 낮은 보수가 TDF ETF의 장점"이라고 했다.

운용보수와 전략 따져보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TDF ETF를 선보인 운용사의 차별화된 전략도 눈에 띈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TDF ETF는 S&P 글로벌과 공동으로 개발한 글라이드 패스가 특징이다. 글라이드 패스는 은퇴시점까지 조정하는 주식과 채권 투자의 비중 추이다. 초반에는 주식비중을 80%로 시작하지만, 은퇴시점 30년 전부터 매해 1.6%포인트씩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비중을 늘린다. 또한 높은 수익률 보다는 안정적인 투자에 초점을 맞춰 국내채권만을 담는다. 액티브 ETF지만 사실상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에 가깝게 운영된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팀 팀장은 “매니저의 판단으로 공격적으로 운용하기 보다는 ETF 답게 예측가능하고 지수를 충실히 추종하는 전략을 가져간다”고 말했다.

키움자산운용은 기존 TDF 펀드의 자산배분 전략과 전술을 ETF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운용을 추구한다. 김종협 본부장은 “다른 회사와 달리 기존 TDF 펀드 매니저들이 ETF 운용도 한다”며 “사실상 고객 입장에서는 보수가 저렴한 TDF 펀드라고 생각해도 좋을만큼 비슷하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공격적으로 보수를 낮췄다. 빈티지 2060을 제외하면 보수가 0.1%대다. 세 회사 중 가장 낮다. 또한 이번에 유일하게 젊은 층을 겨냥한 2060년에 은퇴 시점을 둔 TDF ETF도 선보였다. 또, 글로벌 펀드 평가사인 모닝스타와 손잡고 한국시장에 맞는 글라이드 패스를 개발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DF ETF는 연금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에도 없는 상품이다. 한국이 처음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 펀드와 달리 보수가 적은 ETF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매력이 떨어지는 상품”이라며 “최근 국내 ETF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보수를 공격적으로 낮춘 TDF ETF까지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등 다른 국내 주요 운용사들도 TDF ETF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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