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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홍콩 찾은 시진핑 “일국양제” 20번이나 외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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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5호 14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은 존 리 신임 홍콩 행정장관.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은 존 리 신임 홍콩 행정장관. [AP=연합뉴스]

1일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장 무대 정면엔 중국 국기와 홍콩 깃발이 나란히 걸렸다. 10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존 리 신임 홍콩 행정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취임 선서를 한 뒤 시 주석에게 걸어가 고개를 숙였다. 이후 두 사람은 청중을 향해 함께 돌아섰다. 박수가 터졌다. 두 사람이 선 곳은 무대 가운데가 아니라 중국 국기 앞이었다. 일국양제, 한 나라에 두 제도가 병존한다는 기조에도 이제 홍콩은 중국이 통치한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을 기념하고 6기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출범을 축하하는 기념식이 이날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중국 본토 밖으로 나가 기념식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기념사에서 일국양제라는 단어를 스무 번이나 언급하며 일국양제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일국양제는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위대한 시도”라며 “이는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홍콩·마카오의 장기적 번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일국양제는 성공이 검증됐으며 홍콩·마카오 주민들의 일치된 지지를 받았다”며 “국제사회에서도 보편적 동의를 얻은 이 제도를 어떤 변화도 없이 오랫동안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방 국가들이 간선제와 집회·시위 자유 축소, 언론 탄압 등을 이유로 일국양제가 훼손됐다며 ‘홍콩의 중국화’를 비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시 주석은 향후 5년이 홍콩의 새로운 도약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네 가지 발전 방향도 제시했다. 시 주석은 “통치 수준을 높이고, 발전 동력을 강화하며, 민생고 해결과 공동체 화합에도 주력해 달라”며 “애국심을 핵심으로 서로 다름을 포용하고 강해지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중앙 정부의 기조에 맞춰 홍콩을 발전시켜 나가라는 온건하지만 단호한 주문이었다. 이날 연설은 30분간 계속됐으며 박수는 다섯 번 나왔다. 행사에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왕이 외교부장도 함께 참석했다.

존 리 신임 행정장관도 “국가 안보를 수호하고 고도의 자치를 관철하는 일국양제를 통해 홍콩의 번영을 이뤄 나가겠다”며 “향후 5년간 개혁 정신으로 거버넌스 체제를 개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방침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기조가 연설 곳곳에서 느껴졌다. 리 장관은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홍콩이 혼돈에서 벗어났으며 선거 제도를 개선해 애국자가 홍콩을 통치할 수 있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2019년 홍콩 송환법 시위 당시 보안장관으로 진압 관련 최고 책임자였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 주석의 홍콩 방문은 일국양제 원칙이 확고하게 유지될 것이란 분명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한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홍콩 야당인 민주당은 “일국양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법으로 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상호 감시를 부추길 경우 불신만 깊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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