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선택과 집중’ 4년…“2조 들여 친환경 클린테크 육성”

구광모 LG 대표가 28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 파크를 방문해 촉매를 활용해 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LG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친환경 사업(클린테크)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사업도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했다.

29일로 취임 4주년을 맞은 구광모 대표의 LG그룹은 지난달 30일부터 열고 있는 계열사 경영진 전략보고회를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클린테크 분야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클린테크는 오염 원인을 근본적으로 줄이거나 폐기물에서 에너지·원료 등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를 위해 LG는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폐플라스틱·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 탄소 저감 기술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선제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날 구 대표는 서울 마곡 LG화학 연구·개발(R&D)센터를 찾아 클린테크 개발 현황과 전략을 점검했다.

구 대표는 “고객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 분야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목표하는 이미지를 명확히 세우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R&D 투자 규모와 속도를 검토해 실행해가자”고 말했다.

구 대표는 고 구본무 LG 회장 타계 후 2018년 6월 29일 그룹 대표에 취임했다. LG 관계자는 “중장기적 미래 방향성은 지주사가 정하지만 세부 사업 전략과 수행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담당해야 한다는 게 구 대표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LG그룹은 구 대표 취임 후 2019년 연료전지(LG전자)·조명용 OLED(LG디스플레이)·전자결제(LG유플러스), 2020년 편광판(LG화학), 2021년 스마트폰(LG전자)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했다. 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배터리·자동차 전장(전기장치) 등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최근에는 AI·바이오를 그룹을 이끌어갈 성장동력으로 점찍어 5년 동안 3조6000억원과 1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 주요 계열사의 매출은 2019년 138조원에서 지난해 177조원으로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에서 15조8000억원으로 244% 늘었다.

다만 최근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위기 요인이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