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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민주당 대표 출마 선언…97그룹 '양강 양박' 다 나오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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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서울 은평을)이 29일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97(90년대 학번·70년대생) 그룹’의 출마 스타트를 끊었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위기, 리더십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당 대표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젊고 역동적인 새 인물, 혁신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 “당 대표가 바뀌면 민주당이 바뀐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당원들은 당내 온정주의와 패배의 무기력함과 결별하고 철저한 반성과 혁신, 통합과 단결로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라고 한다”며 “공적 책임감과 헌신성으로 무장해 도덕성을 회복하고 당을 하나로 통합해야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71년생인 강 의원은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수행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5년간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뒤, 2016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당내 경선에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본선에선 5선의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꺾었다. 강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이재명 의원과의 경쟁에 대해 “아직 전당대회는 2달 남았으니 지켜봐 달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강 의원이 첫걸음을 내디디면서 민주당 안팎에선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등 ‘양강 양박’의 잇단 출마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97그룹’인 네 의원은 전날 ‘86세대’의 리더격인 이인영 의원과 만나 전당대회와 관련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의원은 ‘양강 양박’에게 “세대교체론이 사그라지면 안 된다”며 “여러분들이 빨리 출마선언을 하는 게 많은 의원과 당원 요구에 부합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민주당 70년대생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강병원(왼쪽부터),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전재수 의원. 중앙포토

민주당 70년대생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강병원(왼쪽부터),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전재수 의원. 중앙포토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날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전재수 의원도 출마가 임박했다”고 전했다. 박용진 의원(1971년생)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30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강훈식 의원(1973년생)과 박주민 의원(1973년생)도 가까운 의원들과 함께 출마 여부를 논의 중이다. 전재수 의원(1971년생)도 주변에 “다른 재선 의원들도 나가는데 내가 못 나갈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97그룹’의 도전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의원에 대한 권리당원의 지지세가 워낙 두텁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초선 의원은 “사실상 체급이 다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며 “현실적으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문 그룹의 한 의원은 “전당대회는 실제 해 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5년 전당대회 땐 권리당원 투표에선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게 뒤졌으나,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뒤집어 신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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