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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30일부터 박순애ㆍ김승희 임명 가능…野 “국민 우롱, 기만”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해줄 것을 국회에 일괄 요청했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오늘 오후 세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며 “송부 기한은 오는 29일로, 오늘부터 7일간”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자와 김승겸 후보자는 지난 18일, 김승희 후보자는 지난 19일이 각각 인사 청문 기한이었다. 국회가 시한까지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을 시 대통령은 10일 이내로 기한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그 기간 내에도 국회가 응하지 않으면 임명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30일부터 세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세 후보자에 대한 임명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일정(29∼30일)을 마친 뒤 결정할 전망이다. 현재 국회는 원(院) 구성을 둘러싼 여야 협상 지연으로 이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협상 상황을 지켜보다가 순방 이후까지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명 여부는 국회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국정 공백을 무한정 방치할 순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세 후보자를 분리해 임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승겸 후보자를 먼저 임명하고, 도덕성이나 개인신상 관련 논란이 다수 제기된 박순애·김승희 후보자는 더 보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순애·김승희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여부에 대해 “상당 시간 기다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부가 장관을 임명하는 것은 의회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비칠 수 있어 윤 대통령에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야당의 반발이 적은 김승겸 후보자는 순방에서 돌아온 직후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김승겸 후보자에 대해선 “합참의장은 조금 오래 기다리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핵 실험 등 북한 도발의 위협 속에 군 수장 자리를 계속 비워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순애 교육부 장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왼쪽부터 박순애 교육부 장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회 공백을 틈타 인사청문회 없이 부적격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순애·김승희 후보자는 이미 제기된 의혹들만으로도 부적격 후보임이 판명 났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이런 의혹들이 모두 용인되는 문제냐”며 “부적격 후보자를 인사청문회도 없이 임명하겠다는 것은 국민 우롱이자, 기만이다. 윤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재송부 요청 대신 부적격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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