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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돌아온 BTS...'미국 빼고 1위'가 의미있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BTS가 지난 10일 발매한 앨범 '프루프'의 수록곡 '옛 투 컴'으로 빌보드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에서 1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차트(글로벌200)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다만 미국 내 라디오 플레이 등을 포함한 핫100 차트에서는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사진은 '프루프'로 국내 음악방송을 마친 BTS. [사진 BTS 트위터]

BTS가 지난 10일 발매한 앨범 '프루프'의 수록곡 '옛 투 컴'으로 빌보드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에서 1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차트(글로벌200)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다만 미국 내 라디오 플레이 등을 포함한 핫100 차트에서는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사진은 '프루프'로 국내 음악방송을 마친 BTS. [사진 BTS 트위터]

BTS가 신곡 ‘옛 투 컴’으로 21일 발표된 미국 빌보드 글로벌 차트인 ‘글로벌 200’에서 2위를 차지했다.

BTS가 지난 10일 발표한 신곡 ‘옛 투 컴’은 21일 발표된 빌보드 차트에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차트에선 1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차트인 글로벌 200에서 2위에 올랐다.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도 1위를 차지했다. 빌보드가 올해 초 한 계정당 한 번의 다운로드만 집계하도록 집계 방식을 바꾼 이후 발매한 첫 음원으로 거둔 성적이다. 앨범 판매량 집계 차트인 빌보드200에서도 앨범 ‘프루프’는 1위를 차지했다.

 BTS가 지난 10일 발매한 앨범 '프루프'의 수록곡 '옛 투 컴'이 빌보드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에서 1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차트(글로벌200)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사진 빌보드]

BTS가 지난 10일 발매한 앨범 '프루프'의 수록곡 '옛 투 컴'이 빌보드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에서 1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차트(글로벌200)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사진 빌보드]

한글로 돌아온 BTS… 미국에서만 약했다

BTS의 컴백 이후 첫 핫100 차트의 상위 10위권. BTS가 빠져 있다. [사진 빌보드]

BTS의 컴백 이후 첫 핫100 차트의 상위 10위권. BTS가 빠져 있다. [사진 빌보드]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전체 송 차트인 핫100 차트에선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BTS는 2020년과 2021년 영어로 노래한 ‘버터’와 ‘다이너마이트’, ‘퍼미션 투 댄스’ ‘마이 유니버스’로 빌보드 핫100 1위를 찍으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한글로 가사를 쓴 ‘라이프 고스 온’ 역시 핫100 차트 1위에 올랐지만 기세가 이어지진 않았다. 이번 곡은 높은 글로벌 순위에도 불구하고 유독 미국을 포함한 순위에서는 밀렸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의 음원 스트리밍과 판매량을 집계하는 글로벌 200이 있지만, 핫100 차트는 미국 내 라디오 송출 점수가 더해진다. 팬덤의 화력 외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 시장인 미국 내에서 얼마나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고, 많이 들리는지에 점수가 매겨지는 구조다. 음원 구매, 스트리밍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2위를 한 'K팝 대장주' BTS도 아직 ‘미국의 일반 시장’은 뚫지 못한 셈이다.

"오히려 '1등 강박' 벗어날 계기"

BTS는 앨범 '프루프' 활동을 마친 뒤 당분간 개별 활동을 늘릴 계획이다. [사진 빅히트 뮤직]

BTS는 앨범 '프루프' 활동을 마친 뒤 당분간 개별 활동을 늘릴 계획이다. [사진 빅히트 뮤직]

BTS는 2017년 ‘DNA’로 처음 핫100차트에 오른 뒤 이후 'MIC DROP', 'fake love',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등으로 꾸준히 핫100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인기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한글 가사로 빌보드에 올랐다’며 언론도 주목했다. 이후 영어 노래로 빌보드 핫100 1위를 찍었지만, 다시 한글로 노래한 곡은 직전만큼의 성적을 내진 못 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미국의 탑 40개 라디오에서 외국어 곡을 거의 틀지 않기 때문에, 노래 가사가 영어인지 아닌지는 생각보다 결정적인 이유"라며 "이번 곡은 분위기도 좀 느리고, 미국 활동이나 라디오 프로모션도 '버터'나 '다이너마이트'에 비해 적어서 라디오 점수가 낮았을 거란 점은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라고 풀이했다.

대중성을 꼭 높일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정덕현 평론가는 "아무래도 미국 차트고, '아주 보편적으로 틀어줄 수 있을 정도의 영어 노래'로 설명되는 미국 대중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갖춰야 가능한 면이 있다"며 "모든 곡이 그럴 수도 없고, K팝이 앞으로 핫100 차트에 계속 도전은 하겠지만 '대중성'에 너무 집착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옛 투 컴'도 대중성을 노린 곡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팬덤을 위한 헌사에 가까운 곡”이라며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앨범이었고, 이번에 차트 1등을 하지 않은 게 오히려 대중이 'BTS는 당연히 1등 하겠지'하고 여기는 ‘1등 강박’을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체성 잃은 것 같다'던 BTS, 터닝포인트?

BTS RM이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로 활동하며 정작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더라”고 토로했을 만큼 본연의 모습과 거리가 있는 노래를 부르는 시기를 지나, 이번 노래를 통해 다시 BTS 본연의 스타일로 돌아갔다는 점은 유의미하다. 김헌식 평론가는 “원래의 방탄소년단 느낌의 앨범으로, 팝의 분위기를 줄인 BTS다운 모험을 한 것 같다"며 "그간 수많은 가사에서 '1등만이 아니다' '꿈을 찾아라'고 말해왔던 방탄이 본연의 스타일을 찾았고, 아이돌에서 아티스트로 향하는 발걸음을 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전 세계 팬덤은 공고하다는 걸 확인한 차트였고, BTS 본연의 색으로 앨범차트도 1위를 기록했다"며 "팬덤의 건재를 확인했으니, 이제 솔로 활동도 그룹 활동만큼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솔로 활동을 늘리겠다’고 선포한 BTS가 개별 활동을 본격화하면 팬덤이 오히려 다양하게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김영대 평론가는 "그룹으로서 커리어는 더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솔로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 BTS의 팬이 아니었던 사람도 멤버 개인의 팬으로 유입될 수 있다. 가령 정국은 독특한 음색과 다양한 능력으로, 솔로로 나섰을 때 예상하지 못한 대중성과 퍼포먼스가 기대되는 멤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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