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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쓰나미' 생존법 3가지…"패닉셀? 타조처럼 처박지 말라"

중앙일보

입력

삼성전가 주식이 1년 7개월만에 6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주식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WSJ은 약세장에서 개인은 '패닉 셀'을 참고, 전반적으로 소비지출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삼성전가 주식이 1년 7개월만에 6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주식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WSJ은 약세장에서 개인은 '패닉 셀'을 참고, 전반적으로 소비지출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639.3 달러(약 89만원)로 연초 대비 46% 떨어졌다. 지난해 고점(1243.49달러) 대비 반토막아다. 주가 하락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자산도 폭락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자산은 올해 들어서만 671억 달러(약 86조원)가 날아갔다. 세계 500대 부호의 자산은 약 1조4000억 달러(약 1800조원)이 증발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겹치며, 전 세계 증시가 ‘약세장(Bear market)’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약세장은 전고점 대비 20% 하락을 뜻한다. 나스닥지수는 올해 34% 빠졌다.

최근 1년간 나스닥 지수. [사진 구글]

최근 1년간 나스닥 지수. [사진 구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17일 한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장 초반 6만원을 하회한 뒤 5만9800원에 마감했다. '5만 전자'는 2020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최근 2년간 삼성전자 주가 추이.

최근 2년간 삼성전자 주가 추이.

이런 와중에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약세장에서 개인이 피해야 할 3가지 재정적 실수'를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WSJ는 다수의 금융 전문가를 인용해 "패닉 셀링(Panic selling, 공포에 질린 매도)", "빚을 갚기 위해 비상금을 모두 써버리기", "평소 하던 대로 소비하기"를 피하라고 조언했다.

개인 투자자는 "공포에 사로잡혀" 패닉 셀링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실제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하기보단 기분에 따라, 또는 평소 하던 대로" 자산을 처분하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약세장에서 개인과 가계는 유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필수 지출 외에 추가 소비를 줄이라고 했다.

① 패닉 셀링  

주가가 급락할 때 공포에 질려 투매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경기 침체 등 주가 하락 요인이 시장에 반영된 후에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팔아버림으로써, 손실을 줄이려는 것이다. 케이티 닉슨 노던트러스트자산운용 CIO는 "완벽하게 나쁜 타이밍으로 부를 쌓는 데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타조처럼) 모래에 고개를 처박는 방법은 바람직한 전략이 아니다"고 했다.

보험·연금 등을 중도 인출하거나, 납입액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했다. 현금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면 자산이 불었다는 착각에 빠져 소비가 늘 수 있으며, 약세장이 끝나면 다시 납입할 여윳돈이 사라지게 된다.

데이비드 휴브너 웰스파고 금융플래너는 "전반적인 투자 철학을 재검토하고, 투자 계정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것으로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또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투자처를 찾고, 만약 약간의 현금이 있다면 저평가된 주식을 사라고 덧붙였다.

덴버의 재무설계사 베티 왕은 "계좌 잔고를 확인하는 것 외에 당신의 마음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나는 이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등을 살피며 마인드 컨트롤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밤잠을 설치게 된다면 "자산 배분을 다시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연말 3.4%까지 간다고 하면 향후 주식시장에서 'V자 반등(급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고통스럽겠지만, 인내를 갖고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단, "실적 등에서 좋은 기업의 주식을 들고 있는 경우"라고 강조했다. 또 "금리가 이 수준으로 간다면 실물 경제에까지 영향이 미친다고 봐야 한다"며 "주택과 대출 원리금 상환 압박 등을 고려해 일상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②빚을 갚기 위해 비상금을 다 써버리기  

토마스 블로워 그랜드래피드 재무설계사는 "금리가 오르고 불확실한 시장에서 빚을 줄이는 것은 최선의 방법 중 하나"라고 하면서도 "어떤 사람들은 빚을 너무 많이 갚는다"고 말했다. 그는 3% 고정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같은 저금리 부채를 갚기 위해 가진 예산을 너무 많이 쓰면, 경기 침체기에 대응할 현금이 부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임대료나 모기지 상환액 등 핵심 고정 지출의 경우 적어도 3개월 치를 저축용 계좌에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킬 맥브리언 베터먼트 재무플래너도 "긴급 자금의 유동성을 재검토하라"고 했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이 인기가 있을 수 있지만, 이들 자산은 조기인출 위약금이 있어 최소 12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또 내슈빌의 금융플래너 숀 멜비는 경기 침체기가 되면 개인의 신용대출 한도가 부족할 수 있다며, 경제 여건이 나빠지기 전에 주택담보대출이나 개인신용대출을 받는 방법 등을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약세장은 기본적으로 자산 가치가 하락한다는 뜻으로 각 개인은 유동성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금리가 높다는 건 저축에 유리하다는 뜻이므로 지금 소비를 나중으로 미루는 것, 꼭 필요한 지출 외에 소비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③평소 하던 대로 소비하기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개인과 가계가 예산을 재평가하지 않고 평소처럼 지출한다면 대응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가계부를 펴고 지출 계획을 다시 세우라고 조언했다. 커티스 크로스랜드 스코츠테일 재무플래너는 "할부로 새 차를 사는 등 새로운 구독·서비스 등 고정 비용을 추가하지 말라"고 말했다.

시카고의 재무플래너 발레리 리베라는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수입이 얼마인지는 잘 알고 있지만, 지출에 관해선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시 가계부를 들춰볼 시기라며 "꼭 필요한 필수 비용을 적고, 불필요한 것을 잘라내라"고 말했다.

WSJ는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있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일부 경제학자는 이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전했다. 경제가 약해지면 실업률이 오르고 임금은 정체되며, 지출은 둔화한다. 마이클 리어쉬 웰스파고 자문·기획 담당은 "이런 비관적 분위기에서 개인은 투자·부채·가계 재정에서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은 경제 활동에서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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