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토요타는 스승, 美 빅3는 반면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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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올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가 연산 30만대 규모의 앨라배마 공장을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한 데 이어 기아차도 조지아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전략은 간단하다. "토요타는 성공을 위한 스승, 빅 3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요약된다.

토요타는 미국을 이원화된 형태로 사로잡았다. 캠리 등 토요타 브랜드로 중저가 시장을, 독립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로 고가 시장을 공략했다. 이 양동작전은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성공 요인은 딱 하나였다. "해당 가격대에서 가장 최고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모토를 지상 과제로 삼았고 이를 지속 실천한 결과 소비자들의 마음을 낚을 수 있었다.

토요타는 렉서스를 미국 시장에 출시한 뒤 "미국 전역에서 단 하룻만에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승부수를 걸었다. 이를 위해 아무리 사소한 부품이라도 헬기를 동원해 신속한 서비스 활동을 펼쳤다. 최고 수준의 품질, 그리고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통해 BMW 벤츠 아우디 등 기존 강자들을 제치고 미국의 대표 럭셔리 브랜드로 올라섰다.

현대.기아차 역시 토요타의 뒤를 따르고 있다. 그러나 똑같지는 않다. (토요타보다) '더 빨리, 더 확실하게' 도약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추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새로운 리더로 자리매김한 토요타는 이런 점에서 현대.기아차를 부담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새로운 전략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 반면 현대.기아차는 토요타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보다 안정된 길을 신속하게 뒤따르고 있다.

빅 3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한사코 피해야 할 사례다. 소비자의 취향과 시장 트렌드를 읽지 못할 경우 어떤 고통을 받을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

하지만 여전히 초강성 노조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어 부담스럽다. 빅 3의 몰락 뒤에는 귀족 노조의 횡포라는 강력한 폭탄이 있었다. 지금처럼 끊임없이 노조에 끌려다닐 경우 모처럼의 기회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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