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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공포…'5만 전자' 추락에 14조 사들인 개미들 발동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81% 내린 5만9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6만원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2020년 11월 4일(5만8500원)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뉴스1

17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81% 내린 5만9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6만원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2020년 11월 4일(5만8500원)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뉴스1

‘거인의 발자국’ 여진이 하루 늦게 국내 증시를 흔들고 있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 코스피는 장중 한때 2400선이 깨졌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년 7개월 만에 5만전자(5만원+삼성전자)’로 주저앉았다. 6만원 선이 깨지지 삼성전자를 손에 쥔 500만 개미들(소액주주)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17일 오전 10시17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97% 내린 5만9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52주 최저가를 경신한 수치로 장중 2%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2020년 11월 4일(5만8500원)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증권가에선 잇달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7일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16조3000억원에서 15조원으로 하향하며 목표 주가를 7만9000원으로 수정했다. 기존 목표주가(8만8000원)보다 10.23% 낮춘 수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TV와 가전 등 소비자가전 사업부 실적 관련 수요 약화와 비용 부담 증가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정보기술(IT) 수요 둔화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60조1000억원)를 기존보다 3.1% 낮추고 목표주가를 8만7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내렸다.

'삼성전자'를 손에 쥔 개인투자자의 손실 불안도 커지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주가가 '5만전자'로 미끄러지는 동안 홀로 순매수한 개인이었다. 개인은 올해 삼성전자를 16일 기준 14조310억원어치 샀다. 이와 달리 같은 기간 외국인(-7조5710억원)과 기관(-6조7300억원)은 14조3010억원 순매도했다.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말 기준 506만6351명이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 지수 3만 선이 무너지면서 전장보다 41.69포인트(1.70%) 내린 2409.72로 개장해 장 중 2400선이 무너졌다.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 지수 3만 선이 무너지면서 전장보다 41.69포인트(1.70%) 내린 2409.72로 개장해 장 중 2400선이 무너졌다. 연합뉴스

코스피도 외국인의 매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오전 10시 50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0.85% 내린 2430.53에 거래 중이다. 이날 장 초반에는 2% 넘게 하락하며 2400선이 깨지기도 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도 전날보다 1% 하락한 794.16에 거래되며 하루 만에 800선을 다시 내줬다.

외국인의 '팔자' 움직임이 코스피 하락세를 주도한다. 이날 10시 50분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196억원어치 팔았다. 기관(2428억원)과 개인(517억원)이 2945억원 순매수했지만, 하락세를 막진 못하고 있다.

간밤 뉴욕 증시가 급락한 것도 영향을 줬다. 16일(현지시각)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42% 하락한 2만9927.07에 마감하며 3만 선이 무너졌다. 다우존스지수가 3만 선을 내준 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과 S&P500도 각각 4.08%, 3.25% 급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금리 인상에 따른 '안도랠리'가 하루 만에 '공포랠리'로 뒤바뀐 것이다. 연준의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에 안도했던 시장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 눈 뜨며 빠르게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경기침체 우려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한국시간 오전 10시 50분)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날보다 2.2% 하락해 2만5850.51에 거래되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0.96%)와 상해종합지수(-0.14%)도 하락세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및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연방준비제도, 한국은행]

한미 기준금리 추이 및 전망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연방준비제도, 한국은행]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Fed의 고강도 긴축 행보가 전 세계 다른 중앙은행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위축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긴 어렵다”며 “당분간 기술적 반등의 폭도 제한적일 수 있어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한 성장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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