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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국 화물연대 파업,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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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주일 넘게 계속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의 총파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을 줬다는 뉴욕타임스(NYT)의 지적이 나왔다.

NYT는 13일 “반도체·철강 등 주요 소재·부품 수출국인 한국의 물류 차질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미 휘청거리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에 골칫거리를 더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NYT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인용해 지난 엿새 동안 1조6000억원 규모의 자동차·철강·석유화학제품 차질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장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여파가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슬리 옹 JP모건체이스 아시아 에너지·화학 연구원은 “한국은 중국에 석유화학제품인 파라자일렌(PX)을 수출하고 있으며, 아시아 공장에 플라스틱인 PVC(폴리염화비닐)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국가의 하나”라며 “(현재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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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은 자동차 제조에 쓰이는 합성 라텍스와 ABS수지를 동북아시아 등으로 수출한다”며 “화물연대 파업은 화학제품 생산업체들이 직면한 문제를 더욱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독일 킬의 세계경제연구소(IfW) 빈센트 슈타머 연구원은 현지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에 “화물연대 파업은 독일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한국은 독일에 멕시코나 캐나다보다 훨씬 중요한 다섯째 무역 파트너”라고 지적했다. 한델스블라트는 “특히 전자 부문에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파업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해운 전문매체인 매리타임 이그제큐티브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해운·물류 플랫폼인 ‘프로젝트 44’에 따르면 부산항의 수출 컨테이너 대기 시간은 지난 3개월 기준 평균 사흘에서 11일로 급증했다. 한국의 원자재 수입도 차질을 빚고 있으며 하역을 기다리는 컨테이너는 파업 나흘 전부터 14일째 항구에서 대기 중이다.

BBC는 한국발 인플레이션 경고음을 전했다. 스테판 이네스 SPI에셋 매니징 파트너는 “파업으로 인한 한국의 수출 병목현상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좋지 않은 시기인 데다 한국이 반도체·스마트폰 등 최고급 전자제품의 주요 공급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선 항만 파업 등이 잇따르고 있다. 선박 운임과 유류비 상승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촉매가 됐다. 독일 항만 노동조합인 베르디는 지난 9일 함부르크·브레머하펜·브레멘 등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상으로 최대 14%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경고 파업을 벌인 뒤 협상에 들어갔다.

독일 공영방송 ARD 타게스샤우는 아드리아해 연안의 이탈리아 어부들이 디젤유 가격 상승에 상응하는 지원을 요구하며 선박을 이용해 항구를 막는 시위를 며칠간 벌였다고 보도했다.

매리타임 이그제큐티브에 따르면 미 서부 항구 부두 노동자 2만2000명은 6월 말 계약 만료에 따른 협상이 무산될 경우 파업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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