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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에도 尹 "맘에 드는게 없다"…결국 '용산 대통령실' 결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집무실 공식 명칭이 사실상 ‘용산 대통령실’로 결정됐다.

대통령실새이름위원회(이하 새이름위원회)가 14일 대통령 집무실의 새로운 명칭을 심의·선정하는 최종 회의를 진행한 결과 “대통령 집무실의 새 명칭을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인선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강 대변인은 “새이름위원회에서 오늘 2시간 가까이 토론을 벌인 결과, 5개 후보작 중 과반을 득표한 명칭이 없는 데다 각각의 명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할 때 5개 후보자 모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0년간 사용한 청와대의 사례에 비춰볼 때 한번 정하면 오랫동안 그 이름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성급히 선정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합당한 명칭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국민공모까지 진행했지만,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후보작들이 기존 ‘청와대’라는 명칭에 비해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로 새이름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됨에 따라 당분간 새 명칭 대신 ‘용산 대통령실’ 그대로 부르게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의 약자를 어떻게 정할지는 추후 논의해 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국민의힘은 안보 관련 긴급 당정회의를 하면서 대통령실의 앞글자를 따서 ‘당정대’(국민의힘 정부 대통령실)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4월 15일부터 한 달간 약 2만 8000여건의 응모를 받은 새이름위원회는 지난 3일 5개(국민의집·국민청사·민음청사·바른누리·이태원로22)로 후보를 압축했다. 국민 선호도 조사(배점 70%) 결과 이중 이태원로22와 국민청사가 각각 1, 2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한다. 여기에다 심사위원(배점 30%) 점수를 합산해 선정할 예정이었는데, 새이름위원회가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응모자 가운데 최우수상 1명에게는 600만 원, 우수상 1명에게는 300만 원, 장려상 3명에게는 100만 원의 상금을 각각 수여하는 계획도 없던 일이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많은 국민이 공모 절차에 참여했는데, 그 뜻을 거스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과반을 얻을 수 있는 적합한 이름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에 아쉬움이 크다”며 “공모를 하는 경우에도 공모작이 없어서 다른 이름을 구한다든지 나중에 다시 정한다든지 하는 사례도 꽤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당 지도부 오찬에서 “공모한 이름이 다 마음에 안 든다”는 취지로 언급한 적이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응모작에서 새 명칭이 나오지 않은 배경엔 윤 대통령의 이런 의중도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의견도 여러분들의 의견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용산 대통령실로 공식 명칭이 확정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당분간 잠정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며 “용산 대통령실이라고 부르는 동안 새로운 특징이나 더 좋은 이름이 나타나면 그때 자연스럽게 그 이름으로 옮아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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