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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양제츠 전격 회동 "북한은 협력 영역"…핵실험 변수되나

중앙일보

입력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13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회담했다. [신화=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13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회담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사령탑이 13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은 이날 "미·중 관계 핵심 문제뿐 아니라 여러 지역 및 글로벌 안보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중 최고위급이 접촉했다는 점에서 북한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두 사람 만남은 사전 예고 없이 이뤄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은 약 4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양 정치국원에게 우려를 표명했다고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회담 종료 후 전화 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핵실험 준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거부권이 행사된 데 대해 특히 우려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2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불발됐다.

고위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이 회담에서 중국에 북한 문제는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양측은 각자의 입장과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했으며, (설리번 보좌관은) 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확신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신화통신을 통해 회담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도 구체적 논의 사항은 언급하지 않은 채 양측은 "한반도 핵 문제" 같은 국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회담에서 현재 미·중 관계는 중국을 전방위로 더 억제하고 억압해야 한다는 미국 주장 때문에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면서 협력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 간 만남은 지난 3월 로마 회동 이후 3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 10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중국 국방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대만 문제 등으로 격론을 벌였다.

이와 관련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주권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에는 우려를 표시했다고 미 당국자는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 회동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시 주석과 화상 회담과 전화 통화를 4차례 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대면 회담은 아직 하지 않았다.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중 정상 간 회담이나 통화가 논의됐는지 묻는 말에 "수개월 내 (양국 고위 인사 간) 추가적인 만남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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