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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혐중정서는 미국 기획’ 책 추천…윤 정부 우회비판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짱깨주의의 탄생

짱깨주의의 탄생

“언론이 전하는 것이 언제나 진실은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페이스북에 김희교 광운대 교수가 쓴 『짱깨주의의 탄생』(사진)을 추천하며 적은 글이다. 문 전 대통령은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이며 우리 외교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중국 푸단대학에서 중·미 관계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진보 성향 학자다. 그는 책 서문에서 “지금 중국에 대한 분노와 중국인에 대한 혐오가 흘러넘치고 있다”며 “혐중 정서 밑바탕에는 전후체제 위기와 미국의 회귀적 체제 기획이 숨어 있다”고 주장했다. ‘짱깨주의’라는 표현에 대해선 “한국 주류의 중국 인식을 개념화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 글에서 “책 추천이 내용에 대한 동의나 지지가 아니다”고 했지만, 논쟁적인 저서 내용이 정치권 논란을 불렀다. 책에선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중국 팽창정책과는 거리가 먼 수세적인 북한 붕괴 대비책이었다”(68쪽), “한국의 안보적 보수주의자들은 동북공정을 역사전쟁으로 비화시켰다”(69쪽)고 기술했다. 한국 진보 진영의 홍콩 민주화 운동 연대 움직임에 대해선 “홍콩의 인권을 걱정하는 자유주의 보편 가치의 전유는 또 다른 형태의 식민성”(492쪽)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를 완곡하게 나타낸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민영 국힘의힘 대변인은 “조용히 잊혀지고 싶다던 문 전 대통령 아니셨나. 어찌 없던 논란까지 만들어내며 분란을 초래하시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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