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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개딸에 “문자폭탄, 도움은커녕 해 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선의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고 새 대표를 뽑는다. 김경록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선의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고 새 대표를 뽑는다. 김경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은 9일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층의 과격 행동에 대해 “도움은커녕 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은 지지자를 통해 정치인을 본다”며 “이재명의 동료들은 이재명다움을 더 많은 영역에서 더욱 더 많이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권리당원을 한명이라도 더 늘리고, 민주당의 가치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는 것이 여러분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는 더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6·1 지방선거 참패 뒤 이 의원의 강성 지지층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친문’ 대표 주자인 홍영표 의원 사무실에는 “치매냐”고 비난하는 3m 길이의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 팬덤들은 일단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의도적 좌표찍기를 통해 공격한다. 인신공격 정도가 아니라 협박”이라며 “상당히 조직적이고 배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인태 전 의원도 “민주당이 선거에서 세번 연거푸 진 것도 저런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며 “강성 팬덤이 있는 게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에 끌려다녀서는 망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혐오 발언인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의 이날 자체 요청은 이같은 기류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대선 경선 때 자신의 지지자들의 비난성 문자폭탄에 대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이라고 평가했다가 “네거티브 여론전과 갈라치기를 조장했다”고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은 이날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하는 방법”이라며 “제가 하고 싶은 정치는 반대와 투쟁을 넘어 실력에 기반한 성과로 국민께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하기 경쟁으로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포지티브 정치를 해야 한다”고 적었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모욕적 대자보를 붙였던 분이 어제 꽃다발을 들고 사과하러 오셨다. 사과를 받아들이며 다시는 그 같은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썼다. 비호감 지지 활동 자제를 당부한 이 의원 메시지에 대해서도 “매우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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