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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사흘째 편의점들, 본사 차량 동원해 소주 긴급 공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편의점 업체들이 본사 화물 차량으로 소주를 받아 가고 있다. [사진 하이트진로]

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편의점 업체들이 본사 화물 차량으로 소주를 받아 가고 있다. [사진 하이트진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파업 사흘째인 9일, 소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편의점 업계가 본사 화물 차량을 직접 주류 공장으로 보내 물건을 긴급하게 떼어오기 시작했다.

편의점 업계는 소주 물량 부족 상황이 심화하면서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0여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부터 투쟁 강도를 끌어올렸고 최근에는 차량으로 각 공장의 정문을 막아 비노조원 운송 업무도 방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와 GS25는 본사 화물 차량을 긴급하게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 보내 물량을 받아오고 있다. 이마트24도 본사 차량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축 물량 있지만 파업 오래되면 곤란”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파업을 예상하고 있어서 물량을 확보해 각 편의점에 공급하는 건 이상이 없다”면서도 “2주 이상 지속되면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본사 화물차량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점포에 보내는 소주의 물량 제한도 확대되고 있다. CU는 전날부터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과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이즈백에 대한 발주를 점포당 하루 1박스씩으로 제한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앞서 지난 4일부터 이들 제품의 발주를 1박스씩으로 제한했고, 이마트24도 각각 3박스씩만 가능하도록 제한을 뒀다.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의 생산 물량이 하이트진로 전체 소주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전날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는 비노조원 화물차량 운행을 가로막던 노조원 15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지난 3월부터 파업을 벌여왔다.

경찰이 8일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앞에서 파업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노조원 15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연합뉴스

경찰이 8일 하이트진로 경기 이천공장 앞에서 파업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이하 화물연대) 노조원 15명을 무더기로 체포했다. 연합뉴스

하이트진로, 물류회사에 계약 해지 통보  

이에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을 맡은 수양물류는 최근 파업 중인 명미인터내셔널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수양물류는 명미인터내셔널의 ‘의무불이행’을 계약 해지의 근거로 들었다. 명미인터내셔널에는 하이트진로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제품 운송을 맡는 화물차주들이 소속돼 있고 이들 중 30여 명이 현재 화물연대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정상적인 소주 운송을 위해 다른 물류사를 찾고 있으며 조만간 계약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아직은 제품 생산과 운송이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파업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위탁 운송사에도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가 일부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맥주 공급 상황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오비맥주 이천·청주·광주 공장 3곳에서 생산된 맥주 물량 출하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물류 위탁사 소속 화물차주 대부분이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현재 해당 공장의 맥주 출하량은 평소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오비맥주 이천·청주공장은 카스 등 국산 맥주를, 광주공장은 해외 브랜드 맥주와 수제 맥주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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