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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10년째 안동 찾은 쇠제비갈매기들…인공섬서 새끼 81마리 낳았다

중앙일보

입력

경북 안동댐 안동호 한가운데는 각각 가로 40m·50m, 세로 20m 크기의 모래섬 두 곳이 있다. 수면에 구조물을 띄우고 그 위에 마사토를 덮어 만든 인공 모래섬이다. 안동시는 2020년과 지난해 국내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해 인공 서식지를 만들었다. 이곳에는 봄철인 3~4월이면 호주·필리핀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 쇠제비갈매기 무리가 날아와 8월쯤까지 머물다가 떠난다.

올해도 쇠제비갈매기들이 인공 모래섬에 찾아왔다. 특히 올해는 180여 마리의 쇠제비갈매기가 인공 모래섬에 둥지를 틀고, 짝짓기를 거쳐 81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안동시 측은 8일 "최근 알에서 깨어난 새끼 쇠제비갈매기들이 안동호 주변을 어미와 함께 돌아다니며 사냥하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밝혔다.

쇠제비갈매기가 새끼를 돌보고 있다. 뉴스1

쇠제비갈매기가 새끼를 돌보고 있다. 뉴스1

올해 쇠제비갈매기들이 안동호에 처음 날아온 건 지난 3월 30일이다. 지난해(4월 2일)와 2020년(4월 6일)보다 일찍 찾아왔다. 쇠제비갈매기들은 28개의 둥지를 인공 모래섬에 만들어, 2~3일 간격으로 새끼를 낳았다. 안동시 관계자는 "새끼를 많이 낳아서 현재 인공 모래섬 두 곳은 병아리 사육장처럼 시끌벅적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쇠제비갈매기가 내륙지방인 안동호를 찾는 이유는 빙어 등 쇠제비갈매기가 좋아하는 먹이가 풍부해서다. 여기에 섬 주변으로 사방이 뚫려있어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 등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의 천적으로부터 방어가 수월하다. 인공 모래섬엔 새끼 쇠제비갈매기 등이 몸을 숨길 수 있는 지름 15㎝, 길이 80㎝ 크기의 대피용 파이프 50개가 모래섬 곳곳에 마련돼 있다.

인공 모래섬에 설치된 파이프. 수리부엉이 등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 안동시

인공 모래섬에 설치된 파이프. 수리부엉이 등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 안동시

쇠제비갈매기가 안동호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건 10년 전인 2013년이다. 당시 자연적으로 생긴 작은 모래섬에 쇠제비갈매기들이 날아와 처음 머물렀다. 이후 2019년쯤부터 안동호 수위가 상승하면서 자연 모래섬이 사라지자 안동시가 영구적인 인공 모래섬을 안동호 내에 만들었다.

다 자라도 길이 30㎝ 정도의 작은 철새인 쇠제비갈매기는 안동호의 명물이 됐다. 카메라 등을 챙겨 든 관광객들도 꾸준히 찾고 있다.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2500여명의 관광객이 쇠제비갈매기를 보러 안동호 인근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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