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트랜스포머 광장, 빛 좋은 날엔 지하공간이 지면 위로 불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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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 운생동건축이 상상한 ‘움직이는 광화문 광장’. 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트랜스포머 건축’이다. [사진 각 건축스튜디오]

한국 운생동건축이 상상한 ‘움직이는 광화문 광장’. 상황에 따라 변신하는 ‘트랜스포머 건축’이다. [사진 각 건축스튜디오]

도시의 광장이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하면 어떨까. 예컨대 날씨 좋은 날, 광장 지하 공간이 지면 위로 올라온다면? 어린이의 막연한 상상이 아니다. 현재 건축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상상하는 미래다. 미래 건축의 이슈는 다양하다. 재료나 형태의 문제이기도 하고, 자연과 인간이 맺는 관계의 새로운 모습이기도 하다.

‘미래 건축’을 주제로 한 건축 전시가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국내외 건축가 10개 팀이 참여해 자신들이 생각하는 미래 모습을 영상으로 풀어놓았다. 전시는 한국건축설계학회(회장 백승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스페이스코디네이터(대표 장윤규)가 주관한다.

한국 JK-AR의 영상 ‘유위자연’의 스틸 이미지. [사진 각 건축스튜디오]

한국 JK-AR의 영상 ‘유위자연’의 스틸 이미지. [사진 각 건축스튜디오]

전시에서는 ‘물성과 기술’ ‘건축과 매체’ ‘유동성’ 등 세 키워드로 미래를 살핀다. 이를테면 미국 기반 건축가 그룹 한나는 재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디지털 구조학, 로봇공학 등으로 나무라는 재료를 훨씬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폐목재를 지속가능한 자재로 바꾸는 과정, 첨단 기술로 원자재에 복잡한 곡선 형태를 구현하는 실험 등이다.

영국 건축가 그룹 톤킨 리우는 자연의 경험을 실내로 확장하며 작업해온 다양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대표적인 것이 현재 자신들의 설계사무소로 쓰고 있는 건물이다. 햇빛과 비, 바람을 건축에 생명을 불어넣는 요소로 본다. 건물 안에서 모든 계절을 더 생생하게 누릴 수 있게 설계한 작업을 보여준다.

미국 건축가 그룹 HANNAH의 ‘애쉬 오두막’. [사진 각 건축스튜디오]

미국 건축가 그룹 HANNAH의 ‘애쉬 오두막’. [사진 각 건축스튜디오]

한국의 JK-AR과 OA-Lab 건축연구소는 건축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JK-AR이 출품한 영상 ‘유위자연’은 바위섬 위 한 그루 나무 같은 정자를 보여준다. 자연에 최대한 가까운 형태로 만든 구조물로, 건축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와이즈건축은 주변 자연을 그대로 정원으로 옮겨온 ‘병산서원’ 모델로 건축과 사람, 자연의 관계를 살폈다.

운생동건축은 건축에 생물학 개념을 적용한 ‘반응형 건축’으로 ‘움직이는 광화문 광장’을 선보였고, 조호건축은 ‘자연에 대한 존중’을 기본 철학으로 3D 스캐너 등 첨단기술로 추진했던 골프 클럽하우스 나인브릿지 파고라 프로젝트 등을 소개했다.

흥미로운 건 서로 다른 관점으로 미래를 내다보지만, 프로젝트 한가운데 자연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를 총괄 기획하고 참여한 신창훈(운생동 공동대표)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세계 건축가들의 다양한 교류와 소통의 플랫폼으로 미래 건축전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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