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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북 도발에 지대지미사일 8발로 즉각 대응한 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윤석열 대통령이 5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발사한 직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에서 한·미 미사일 방어 훈련을 포함한 양국 확장억제력과 연합 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라고 지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발사한 직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에서 한·미 미사일 방어 훈련을 포함한 양국 확장억제력과 연합 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라고 지시하고 있다. [대통령실]

대통령 “북 핵·미사일, 한반도 평화 위협”

북한 탄도미사일 8발 발사에 강력 경고

한·미 연합군이 어제 동해상으로 지대지미사일 8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그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8발을 동해로 쏜 데 대한 무력시위 차원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유사시) 북한의 도발 원점과 지휘 및 지원세력에 대해 즉각적으로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보여줬다”면서 “북한은 군사적 긴장 고조와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올해 들어서만 18차례나 있었지만 그제처럼 8발을 동시에 쏜 것은 처음이다. 미사일 시험 목적이 아니라 능력 과시와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려는 의도여서 심각하다. 전술핵 개발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징후가 포착됐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도 있다. 북한이 전술핵을 가지면 방어가 쉽지 않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거의 완성 중이다.

이런 당면한 위기 때문인지 북한 도발에 대한 당국의 입장이 지난 문재인 정부에 비해 완전히 달라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이다”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면서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안보 능력을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북핵에 대해선 핵우산이 포함된 한·미 확장억제력으로 억제하고, 선제타격 능력인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력(KMPR)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핵에는 핵으로 억제한다는 것이다.

미국도 북한 핵·미사일 억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괌에 전략폭격기 B1-B 4대를 배치하고, 일본에 스텔스 전투기인 F-35B 10여 대를 최근 추가로 보냈다. 지난 2~4일엔 오키나와 동남방 해상에서 미 항공모함이 포함된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대규모로 실시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항모와 전략폭격기 등을 한반도 주변에 전진 배치해 북한을 압박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다.

한·미가 북한 핵과 미사일에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한 이상 북한이 핵무기를 더 갖더라도 절대 유리하지 않다. 북한이 핵 카드를 잘못 꺼내면 도리어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사실 아무도 북한을 위협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핵과 미사일에 집착하는 북한은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피폐해진 북한 주민의 삶 향상에 힘써야 하지 않는가.

정부도 마냥 ‘강대강’ 원칙을 내세우지는 않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사에서 “북한이 비핵화로 전환하면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그러니 북한은 도발을 멈추고 대화에 나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