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는 15일 누리호 2차 발사, 우주로켓 기술 민간 이전 본격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준호의 사이언스&] 누리호 2차 발사

오는 15일 2차 발사를 앞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 있다. 아직 3단 부분 조립이 되지 않은 상태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오는 15일 2차 발사를 앞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 있다. 아직 3단 부분 조립이 되지 않은 상태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오는 15일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가 다시 우주로 올라간다. 지난해 10월에 이어 두 번째 발사다. 높이 47.2m, 중량 200t의 누리호는 6일 현재 전남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 조립동에서 1, 2단이 조립 완료된 상태에서 3단 조립을 앞두고 있다. 누리호는 발사 전날인 14일에 조립동을 나와 발사장에 올라간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누리호 2차 발사는 큰 어려움 없이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의 실패 원인이 3단 산화제 탱크 속 헬륨탱크 고정장치 오류라는 비교적 작은 문제였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이미 원인을 최종 결론짓고, 이미 완성된 2차 발사용 누리호를 분해, 3단 산화제 탱크 속 문제의 고정장치를 고쳤다. 이번 누리호 2차 발사에는 1차와 달리 윤석열 대통령이 발사 현장에 내려오지 않고, 서울에서 전 과정을 지켜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호 2차 발사가 완료되면 그다음 순서는 뭘까. 총 1조9572억원이 투입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누리호 개발사업은 1, 2차 발사가 전부다. 오는 2027년까지 4차례 더 누리호 발사가 예정돼 있지만, 이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이라는 이름의 별개 과제다. 한국형발사체 기술의 지속 고도화를 통한 우주수송능력 확보 및 발사체 체계종합기업 발굴ㆍ육성이 목적이다. 과기정통부는 발사체 기술의 민간이전과 공동연구를 통해 설계에서부터 제작ㆍ조립ㆍ발사운용에 이르기까지 발사체 전주기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사업 주관도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하게 된다. 지금까지 항우연이 해온 체계종합 역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경쟁하고 있다. 1차 발사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로켓엔진 제작을, KAI는 전체 조립을 담당했다. 누리호 제작에 참여하는 민간기업은 총 300개사에 달한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누리호 2차 발사가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산업체가 공동주관하는 3~6차 발사는 그대로 진행된다”며“형식적으로 별개의 사업이긴 하지만 누리호 개발이 안착과정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사실상 이어지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누리호 발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누리호 발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재사용 가능' 목표 100t 로켓엔진 5개 장착 차세대 발사체

과기정통부는 누리호 기술을 민간에 이양하는 대신, 지난달 초 차세대 발사체(KSLV-3)를 개발하는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에 들어갔다. 총예산 1조 9330억원이 투입되는 차세대발사체가 개발되면 2031년 달 착륙선을 우리 발사체로 실어 보내는 첫 임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누리호는 1단에 추력 75t 액체로켓 엔진 4개, 2단에 75t 한 개, 3단에 7t 엔진으로 구성돼 있다. 고도 500㎞의 태양동기궤도에 최대 2.2t 중량의 탑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다. 탑재체의 중량을 100㎏ 이하로 줄이면 달이나 화성까지 쏘아올릴 수 있지만, 사실상 의미가 없다. 2031년 달착륙선 발사 등을 하려면 누리호로는 부족하다. 애초 과기정통부는 누리호 3단 위에 고체엔진을 단 4단형 로켓으로 달착륙선을 실어 보낼 계획이었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도전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차세대 발사체는 3단형인 누리호와 달리 2단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누리호보다 추력이 25t 늘어난 100t 액체엔진을 주력으로 한다. 1단에 추력 100t 엔진 5개를, 2단에는 10t 엔진 2개를 장착한다. 배기가스를 다시 엔진으로 돌려 넣는 다단연소사이클 방식으로, 엔진효율을 10% 향상시킨다. 누리호 엔진은 케로신을 사용하는 액체로켓이긴 하지만, 엔진을 껐다 켰다 할 수 없다. 하지만 차세대 로켓은 엔진을 껐다 켰다 하는 것뿐 아니라, 분사되는 연료의 양을 조절, 추력을 40~100% 변화할 수 있게 한다. 스페이스X의 로켓엔진처럼 재사용 로켓으로 만들기 위한 수순이다.  차세대발사체는 개발 단계부터 국내 우주기업들이 참여시켜 육성하게 된다. 설계부터 최종발사까지 전 과정을 추후 선정될 체계종합기업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 수행한다.
과기정통부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산ㆍ연 공동개발을 통해 체계종합기업이 사업 종료 이후 독자 발사체 개발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발사체와 차세대 발사체

한국형 발사체와 차세대 발사체

민간 스타트업들도 우주로켓 개발 본격화

항공우주연구원의 한국형발사체 외에도 민간 스타트업에서도 우주로켓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형 우주발사체 개발 기업인 이노스페이스는 연말까지 브라질 알칸타라 발사센터에서 ‘한빛-TLV(시험발사체)’를 처음으로 쏘아올릴 예정이다. 한빛호는 액체 산화제와 고체연료를 같이 쓰는 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 로켓이다. 직경 1m, 높이 17.3m의 2단형인 한빛은 중량 50kg의 탑재체를 고도 500㎞ 지구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시리즈 B 투자를 받는 등 최근까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총 350억원을 투자받았다.

미국 스페이스X처럼 메탄 액체로켓 엔진을 단 발사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지난 2월 KAIST 항공우주공학과 학부를 졸업한 신동윤(26) 대표가 이끌고 있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주인공이다. 두 기업은 최근 대한항공과 함께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2022년도 소형발사체 개발역량 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