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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서울이 2배 많은데, 충전기는 제주가 더 많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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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제주도는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가장 앞선 곳이다. 중문해수욕장 충전소에서 택시가 충전 중이다. [중앙포토]

제주도는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가장 앞선 곳이다. 중문해수욕장 충전소에서 택시가 충전 중이다. [중앙포토]

인천광역시가 전국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가장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주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져 있었다.

중앙일보가 5일 친환경차 충전 플랫폼 기업인 소프트베리에 의뢰해 전기차 충전기 보급률을 집계한 결과다. 전기차 충전기 보급률은 17개 광역시도에 보급된 전기차 충전기 개수를 해당 지자체에 등록한 전기차 대수로 나누어 백분율을 구한 수치다. 비율이 높을수록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가 잘 마련돼 있다는 의미다.

소프트베리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전국에서 가장 잘 갖춰진 곳은 제주특별자치도였다. 도내 2만184개의 충전기가 보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제주도에 등록된 전기차(2만6184대)의 77%가 동시에 충전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제주도는 그동안 장기적으로 꾸준히 전기차 보급 정책을 펼쳐왔다”며 “전기 렌터카 수요 확대를 위해 전기차 충전기 보급 정책을 펼쳤고, 이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충전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모든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내용의 ‘카본 프리’(carbon free·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충전기 보급률이 두 번째로 높은 지방자치단체는 경기도였다. 2만5693대의 충전기를 4만5891대의 전기차가 이용(56%)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광주광역시(55%), 경상북도(52%), 울산광역시(49%) 순이었다.

인프라가 가장 부족한 곳은 인천광역시였다. 인천시에 등록한 전기차는 1만4134대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여섯 번째로 많았지만, 충전기는 4102대(29%)에 불과했다. 충전기 보급률이 30% 미만은 인천광역시가 유일하다.

서울시 역시 등록된 전기차에 비해 충전 인프라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등록된 전기차 수(4만3206대)는 제주도보다 2배가량 많지만, 충전기(1만9463대)는 제주도(2만184대)보다 적었다. 서울의 전기차 충전기 보급률은 45%로 전국 평균 44% 수준이다.

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는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유지비가 낮은 전기차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가정·기업에 설치하는 거점형 완속 충전기 비중을 높이는 한편,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급속 충전기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 역시 “전기차 충전기 보급률이 낮은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 정책을 수정하거나 다른 예산을 조정해 충전기 보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재정 운용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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