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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백신’ 문의 빗발…정부 “일반인 접종 검토 안 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어학연수를 가는데, 가는 국가에 원숭이두창이 발병해서요. 천연두 백신으로 예방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무 병원에서나 접종해주나요?”

최근 인터넷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해외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 소식이 잇따르면서 출국을 앞둔 이들 사이에 예방 접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람 두창인 천연두 백신을 맞으면 예방할 수 있다는 정보가 퍼지면서 보건소나 일반 병·의원에서 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 비축 중인 천연두 백신은 생물 테러 등 공중보건 위기 대응을 목적으로 승인된 2세대 백신이다.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85%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국은 이 백신을 3500만 명분 정도 비축하고는 있다. 그러나 보건소나 병·의원에는 물량이 없기 때문에 아무나 원한다고 접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게다가 국내 비축 중인 백신은 심근염 등 부작용 우려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분지침에 백신액을 묻혀 피부에 15번 찌르는 등 접종 방법이 복잡하고, 독성을 약화한 생백신인데 심근염과 신경계 부작용 등이 보고됐다”고 말했다. 그는 “피하 주사로 1번만 접종하는 3세대 두창 백신(미국명 진네오스)을 소량이라도 도입해 비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3세대 백신이 이점이 많고 접종자 수용성도 높겠지만, 유행상황이나 접종 시점, 대상자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령 백신 접종 계획이 나와도 여행과 연수 목적으로 출국하는 이들이 맞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 관계자는 “호흡기감염병처럼 일반 인구 대상의 접종은 검토하지 않는다”며 “밀접접촉자의 발병 예방, 증상 완화 등의 목적으로 제한적인 접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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