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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그날처럼…'플래티넘 주빌리' 英여왕 성대한 팡파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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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1953년 6월 2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대관식을 마친 뒤 필립공과 함께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52년 2월 6일 부친 조지 6세의 서거와 동시에 국왕에 즉위해 업무를 시작했다. 대관식은 1년여의 준비 끝에 이듬해 열렸다. [AP=연합뉴스]

1953년 6월 2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대관식을 마친 뒤 필립공과 함께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고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1952년 2월 6일 부친 조지 6세의 서거와 동시에 국왕에 즉위해 업무를 시작했다. 대관식은 1년여의 준비 끝에 이듬해 열렸다. [AP=연합뉴스]

영국의 최장기 재위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 행사가 2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영국 왕실은 역사상 첫 플래티넘 주빌리를 맞아 나흘간 특별 공휴일로 지정하고 5일까지 성대한 기념행사를 이어간다.

영국 버킹엄궁은 1일 “영국과 영연방 전역에서 플래티넘 주빌리를 축하하고 이를 기념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여왕의 특별 메시지와 새 초상화를 공개했다. 여왕은 “이 축제를 통해 많은 행복한 추억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여러분이 보여준 선의에 나는 계속 영감을 받고 있다. 지난 70년 동안 이룩한 것을 되돌아보고 자신감과 열정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잠잠해진 뒤 맞이하는 첫번째 대규모 국가 행사다. 엘리자베스 2세의 95세 생일 기념 행사까지 겹쳤다. 여왕의 실제 생일은 4월 21일이지만, 영국 왕실은 6월 둘째주에 대규모 퍼레이드 등 생일 기념 행사를 진행해왔다. 영국 전역에 유니언잭(영국 국기)이 게양됐고, 시민들은 축제 분위기에 들썩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 앞 '더 몰(The mall)' 거리의 모습.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 앞 '더 몰(The mall)' 거리의 모습.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영국 버킹엄궁이 공개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화. [로이터=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영국 버킹엄궁이 공개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화.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중문화 잡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플래티넘 주빌리 기간 동안 영국에서 공식 행사 2429건, 거리 축제와 실내 파티 3388건이 예정됐다. 왕실 공식 행사는 2일 오전 10시 영국 전통 군기분열식인 ‘트루핑 더 컬러’ 퍼레이드로 막을 올린다. 군인 1200명, 말 240마리, 군악대 400명 등이 동원돼 영국 군기(軍旗)를 휘날린다. 퍼레이드는 버킹엄 궁전에서 시작돼 말을 탄 왕실 가족이 합류해 행진한다. 영국왕립공군(RAF)의 곡예비행단이 대미를 장식한다. 여왕은 행진이 버킹엄 궁을 지날 때 발코니에서 왕실 일가와 함께 지켜볼 예정이다. 이날 저녁에는 영국과 영국 해외 영토 1500곳에서 축하 등불의 점등식도 열린다.

군기분열식은 과거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래했지만, 18세기부터 영국 왕의 생일 또는 즉위를 축하하는 행사로 이어져왔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한 1952년 이후엔 철도파업이 있던 1955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렸다.

지난달 28일 윌리엄 왕세손이 '군기분열식' 리허설에서 행진 중인 영국군에게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윌리엄 왕세손이 '군기분열식' 리허설에서 행진 중인 영국군에게 거수 경례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튿날인 3일에는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여왕 재위 7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예배가 열린다. 4일에는 버킹엄 궁전에서 퀸, 앨리샤 키스, 한스 짐머, 다이애나 로즈, 로드 스튜어트 등 유명 가수·음악가들이 출연하는 기념 콘서트가 개최된다.

마지막 날인 5일은 1953년에 거행된 대관식을 재현한 ‘황금마차’ 퍼레이드가 재현된다. 여왕은 1952년 2월 6일 부친 조지 6세가 서거하자마자 즉위해 대관식은 1년여 준비 끝에 이듬해 열렸다. 특히 대관식 당시 여왕이 남편 필립공(1921~2021)과 함께 탔던 황금마차가 2002년 골든주빌리(즉위 50주년 기념식) 이후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황금마차는 영국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1762년 제작된 길이 7m, 무게 4t에 달하는 순금 도금 마차다. 이번 퍼레이드 때 마차에 여왕이 탑승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오찬을 이르는 '빅 주빌리 런치' 시간에는 영국 전역의 거리에서 파티가 열린다.

2013년 6월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가운데)이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 해리 왕자 등과 함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영국 왕립 공군의 곡예 비행을 감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3년 6월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가운데)이 찰스 왕세자 부부, 윌리엄 왕세손 부부, 해리 왕자 등과 함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영국 왕립 공군의 곡예 비행을 감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행사 땐 2년 전 왕실을 떠난 해리 왕자와 부인 매건 마클, 아동 성범죄 사건에 연루돼 왕실에서 '전하' 직함을 박탈 당한 차남 앤드루 왕자가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한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악화돼 축제 기간 동안 얼마나 모습을 드러낼 지 불확실하다. 여왕은 지난 5월에는 처음으로 의회 연설에 불참해, 찰스 왕세자가 여왕 연설을 대행했다. 플래티넘 주빌리는 지난해 서거한 필립공 없이 맞는 첫 주빌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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