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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국내 유입 가능성"…걸리면 머리부터 발진 [Q&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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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올여름 원숭이두창 확산세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망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원숭이두창의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2급 감염병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30개 넘는 나라에서 600건이 넘는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

"억제 가능한지 알 수 없다"…일주일 만에 사라진 낙관론

WHO는 올여름 세계 각지에서 원숭이두창이 크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여름철 유럽과 다른 지역에서 추가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유럽에서 수십 개의 페스티벌 등이 계획되어 있어 감염이 더 퍼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준의 광범위한 대책은 필요하지 않지만, 인간 대 인간의 감염을 가능한 한 억제해 확산을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러스 확산을 완벽하게 억제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WHO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억제 가능하다며 낙관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실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 감염 대응국장은 "백신 접종과 치료제 등으로 억제가 가능하다"며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일주일 만에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 가능성에 대해 한발 뒤로 물러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양성 라벨이 붙은 검사 튜브.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양성 라벨이 붙은 검사 튜브. 로이터=연합뉴스,

아직 국내 발생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유입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궁금한 점들을 질의응답 형태로 정리했다.

Q: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A: 코로나 유행이 꺾이면서 국가 간 이동도 늘어난 만큼 국내에도 언제든 원숭이두창이 유입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31일 원숭이두창 관련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해외 입국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위험도는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적절한 개인보호장구 없이 원숭이두창 확진자 또는 의심자와 접촉한 고위험집단은 위험도를 '중간'으로, 그 밖에 일반인은 발생 가능성이 작아 위험도 '낮음'으로 평가됐다.

Q: 방역 당국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A: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은 모두 입국 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로 이뤄져 있는데, 관심은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이 있을 때 발령하는 조치다. 이후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될 경우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게 된다.

지난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승객들 앞에는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승객들 앞에는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Q: 현재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됐나?
A: 아직 아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 홍역과 같은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기 위해 고시 개정을 추진한다. 2급 감염병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24시간 안에 신고해야 하며,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이다. 고시 개정이 완료되기 전까진 원숭이두창을 1급 감염병에 해당하는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신종감염병증후군은 고시 개정을 하지 않아도 질병청장이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지정 공표할 수 있다.

동물·사람과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 

Q: 어떤 경로로 감염되나?
A: 원숭이두창은 사람과 동물 간에 서로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동물-사람, 사람-사람, 감염된 환경-사람 간 접촉을 통해 감염이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쥐와 같은 설치류가 주 감염 매개체로 지목된다. 주로 증상이 있는 감염자와의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자의 혈액, 체액(침, 소변 등)이 피부 상처나 점막을 통해 직접 접촉하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지만, 코로나19처럼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전파는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Q: 국내서 진단이 가능한가?

A: 2016년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사 체계를 이미 구축했다.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할 수 있다. 국내 발생에 대비해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의 검사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Q: 국내서 예방 접종은 가능한가?
A: 현재 국내에는 천연두로 불리는 사람두창 바이러스용 백신 3500만 회분이 비축돼 있다. 원숭이두창은 사람두창 백신으로도 85% 수준으로 예방할 수 있다. 다만, 방역 당국은 해당 백신을 생물 테러 또는 공중 보건 위기 상황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비축하고 있다며 현재 일반 국민 접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AP=연합뉴스

원숭이두창. AP=연합뉴스

발열·발진 등 증상…어린이·면역저하자 등 주의 필요

Q: 감염되면 얼마나 위험한가?
A: WHO가 밝힌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수준이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이 0.13%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의료 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은 아프리카 등에서 보고된 치명률이고, 비풍토병 지역에서 치명률은 1% 안팎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Q: 의심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A: 발열, 발진, 두통, 근육통, 허리통증, 무기력감, 림프절 부종 등의 증상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인 발진은 보통 발열 후 1~3일 이내 시작하며, 머리부터 시작해서 전신 및 팔다리 쪽으로 진행된다. 경계가 명확하고 중앙이 파인 수포성 발진으로, 손바닥과 발바닥까지도 침범해서 나타난다.

원숭이두창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원숭이두창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Q: 증상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로 문의해 안내받을 수 있다. 증상 때문에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 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등 감염예방행동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Q: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방문하게 됐다. 어떤 것들을 주의해야 하나?
A: ­방문 전 원숭이두창 발생 지역을 확인하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현지에서 설치류(다람쥐 등), 영장류(원숭이 등) 및 동물 사체를 만지거나 이들의 야생 고기를 다루거나 먹어서는 안 된다. 또 원숭이두창 의심 증상을 가진 사람과 의심자의 물건 등과 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 귀국 후에는 21일간 발열 및 기타 관련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증상이 있다면 1339로 먼저 상담 문의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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