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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김포공항 이전'에 선 그은 野지도부 "당공약 아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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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9일 인천 계양구 김포도시철도 기지창 인근에서 '지하철 9호선 계양 연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9일 인천 계양구 김포도시철도 기지창 인근에서 '지하철 9호선 계양 연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6·1 지방선거의 막판 논란으로 부상한 가운데,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공항이전을 공약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 겸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후보는 29일에도 공항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 지도부에서까지 ‘공항 이전’에 대한 이견을 표출되며 논란이 오히려 커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인천 계양구 상야동 서울지하철 9호선 차량기지 인근에서 열린 ‘9호선 계양테크노밸리 연장 공약발표’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 소음과 저개발의 원인이 되고 있는 김포공항을 이전해 계양과 인천 발전, 그리고 수도권 서부 발전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이 제주도 관광을 말살하는 것”이라는 국민의힘의 비판에 대해선 “공항철도 급행화를 조속히 추진하고, GTX-D ‘Y노선’을 신속하게 건설하면 서울에서 인천공항까지 더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지난 27일 송 후보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발표했다. 선거를 닷새 앞두고 던진 막판 승부수였다. 송 대표는 당시 서울시민들의 공항 접근성에 대한 대안으로 “강남 쪽은 청주국제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고, 워커힐 동쪽은 원주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에선 “말이 안된다”(이준석 대표)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은 민주당 내에서도 불협화음이 증폭됐다. 오영훈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는 이날 이 후보의 기자회견과 같은 시각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 이전은 국토교통부 공항개발종합계획에 포함돼야 가능하다”며 사실상 이전 불가 의견을 내놨다. 오 후보는 “여당과 정부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 정쟁화 된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비판했지만, 그의 주장은 결과적으로 같은당 두 후보끼리 서로 맞서는 모양새로 해석됐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중앙시장 앞에서 백군기 용인시장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중앙시장 앞에서 백군기 용인시장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야당 내에서까지 의견이 갈리자 민주당 지도부도 한발 물러섰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백군기 용인시장 후보 지원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김포공항 이전은)중앙당의 공약이 아니고,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에 대한 지지를 해주시는가를 보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 안산에서 개최한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하나의 선거에서 지역별 이해관계에 따라 서너 가지 다른 얘기를 하면서 표를 구하는 민주당이 하는 것이 바로 갈라치기이고, 콩가루가 됐다는 증거”라며 “당론이 무엇인지 민주당 지도부가 답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전날엔 제주국제공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포공항 관련 이슈에 불을 붙였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 측 김남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갈라치기 정치밖에 없는 이 대표의 체수없는(경망하고 좀스러운) 입이 또 화를 불러오고 있다”며 “김포공항의 제주노선 기능은 인천공항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으로 제주 접근성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에 대해선 “이준석 정치는 온라인상에서 횡행하는 ‘패드립(패륜적 말싸움)’에 가까울 뿐”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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