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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 "中, 가장 많은 혜택에도 원칙 훼손"…45분 작심비판

중앙일보

입력

미국 국무부 장관 토니 블링컨. [EPA]

미국 국무부 장관 토니 블링컨. [EPA]

바이든 정부 16개월 만에 대중국 전략 제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국제 사회에서 법과 원칙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음에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전략적 환경을 바꾸겠다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학에서 45분간 대중국 전략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자체 경쟁력 강화 ▲동맹 규합을 통한 협공 ▲중국과의 경쟁을 3대 원칙으로 중국이 변할 수 있는 전략적 환경을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이 계속되더라도 미국은 국제질서의 가장 심각한 장기 도전인 중국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중국은) 오늘날 미국이 역사상 가진 어떤 것보다 복잡하고 중요한 관계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변화는 국제 질서가 제공한 안정성과 기회에 의해 가능했다”며 “논쟁할 여지 없이 지구상 어떤 나라도 이로부터 중국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나 중국은 성공을 가능하게 한 법과 합의, 원칙, 기구를 강화하기 위해 힘을 사용하기보다는 이를 훼손하고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하에서 중국 공산당은 중국 내에서 더욱 억압적이고, 해외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무력 활동, 인권문제와 관련한 신장·티베트·홍콩 상황, 기술·무역 분야와 관련한 중국의 잘못된 행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조목조목 비판을 이어 나갔다. 특히 미중 갈등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중국을 몰아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봉쇄하거나 중국의 정치시스템을 바꾸려 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평화와 안보를 유지할 국제사회의 법과 기구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이 궤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자유롭고 포용적인 국제 시스템을 위한 비전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모든 범위의 문제에 대해 중국과 직접 소통을 늘릴 준비가 돼 있다. 그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의 이날 연설은 바이든 정부 출범 16개월 만에 나온 대중국 전략의 종합판 성격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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