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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격리’ 베이징 대학생들 기습 시위…6·4 앞두고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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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베이징 여러 대학에서 방역 봉쇄 조치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트위터 캡처]

베이징 여러 대학에서 방역 봉쇄 조치에 반발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트위터 캡처]

중국 당국의 과도한 코로나19 방역정책에 불만을 가진 베이징(北京) 대학생들의 교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기적으로 지난 1989년 6월 4일 천안문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 유혈진압 33주기까지 앞두고 있어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8시쯤 베이징사범대 학생 300~500여 명이 학교 측에 귀향 허가를 요청하며 집단 시위를 벌였다고 홍콩 명보가 26일 보도했다. 지난 4월 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퍼진 이래 베이징 대학가는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학생 출입을 막고 있으며, 기숙사도 사실상 무기한 봉쇄한 상태다.

이날 오후 베이징사범대 추지돤(邱季端) 체육관 앞에 학생 시위대가 집결하면서 시위를 주도한 학생이 스마트폰으로 교가를 크게 틀고 손전등을 켜는 방식으로 촛불시위를 이끄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널리 유포됐다. 시위 영상은 검열로 곧 삭제됐다. 검색어 해시태그 ‘#베이징사범대시위’도 금지어로 지정됐다. 시위대는 학교 측이 귀향을 허용하고 시위에 대해 처벌하지 않을 것을 약속받은 뒤 자정 넘어 해산했다.

이날 대학생들은 특이하게도 ‘대초흥, 진승왕(大楚興 陳勝王)’이란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시작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5일 보도했다. 이는 기원전 209년 중국 최초의 농민 봉기인 진승·오광(陳勝·吳廣)의 난 당시 반란군의 ‘암구호’로 전해진다.

23일엔 베이징정법대에서 귀향 뒤 온라인 수업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학교 측이 다음날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16일엔 베이징대 완류(萬柳) 캠퍼스에서 과도한 방역 조치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가 벌어졌으며, 베이징대 측은 지난 주말부터 학생 귀향을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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