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창단 첫해 우승 위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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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의 LG트윈스가 한국 프로 야구 판도에 일대 혁명을 몰고 오면서 마침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적을 일궈냈다.
LG는 28일 대구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4차전에 우완 김용수의 호투와 13안타를 몰아 때린 활발한 타격에 힘입어 삼성에 6-2로 쾌승,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71승49패 (승률 0·592)를 마크하며 1위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LG는 막강한 타력 (0·333)과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팀타율 0·180에 그친 삼성을 시종 압도, 7전4선승제의 패권 다툼을 일방적인 스코어 차 (총득점 25-6)로 돌파해 버렸다.
이로써 LG는 지난 83 전신인 MBC청룡이 정상 도전에 실패한 이후 7년만에 한국 프로야구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쾌거를 이룩하게 됐다.
준우승에 머무른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의 패퇴로 82, 84, 86, 87년에 이어 다섯째로 정상의 문턱에서 덜미가 잡혔으며 86년 시리즈 3차전 이후 한국시리즈에서만 11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시리즈 1차전과 4차전을 승리로 이끈 LG에이스 김용수는 프로야구 담당 기자들의 투표 결과 41표 중 36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 (MVP)로 선정됐다.
이날 경기는 초반에 승기를 잡은 삼성이 이만수의 번트 미스로 찬스를 잃으면서 승부의 흐름이 LG쪽으로 넘어갔고 페넌트레이스 팀타율 (1·271) 1위 팀인 LG은 이후 선발 타자 정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선이 폭발, 싱겁게 끝나버렸다.
LG는 4차전 동안 투·타·주루·작전 등 모든 면에서 삼성을 압도, 2차전을 제외하곤 모두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고 삼성은 상대 선발 투수를 잘못 짚은 데다 타격마저 지리 멸렬, 힘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무너지고 말았다.
LG의 막강한 힘만 돋보인 한국시리즈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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