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디자이너 이모(39)씨는 요즘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다. 지난해 9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서울 도봉구에 8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산 뒤 빚 부담이 커져서다. 특히 30년 만기로 3억5000만원을 빌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빠르게 올랐다. 지난해 9월 연 2.7%였던 변동금리는 6개월 사이 3.15%로 0.45%포인트 뛰었다. 이씨는 22일 “신용대출 이자(원리금)까지 합해 매달 170만원을 갚고 있다”며 “월급은 쥐꼬리만큼 올랐는데 이자는 6개월 만에 연간 264만원 더 늘어나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최고 6% 선에 다다랐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연 4.43~5.82%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말보다 최고·최저금리가 1.4%포인트 이상 뛰었다. 변동금리는 5% 선에 근접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상단 금리는 0.8%포인트, 하단은 1%포인트 올라 연 3.71~4.97%로 나타났다.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의 상승 속도도 빨라졌다.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019년 5월(1.85%) 이후 최고 수준인 1.84%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빅스텝(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당기면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역전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은 대출자는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할까. 대출 금리 갈아타기(대환대출)는 금리뿐 아니라 대출 한도와 중도상환 수수료 등 기회비용까지 따져야 한다. 우선 중도상환수수료를 계산해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담대는 3년 약정기간이 지나기 전에 다른 대출로 옮기면 1~1.5%가량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점수가 좋아도 대환대출하면 고정금리는 4% 초반대가 나올 수 있다”며 “현재 2% 후반에서 3% 초반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이들은 당장 1%포인트 이자를 더 내기보다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대출자에겐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상품을 추천한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6개월마다 금리가 뛰는 변동금리형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가입 5년간 금리가 고정된 혼합형 상품이 낫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