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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부활시킨 '여의도 저승사자'…첫 타깃은 루나 권도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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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테라USD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루나, 테라USD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국산 암호화폐 루나(LUNA)·테라USD(UST) 폭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나섰다. 이 사건이 서울남부지검에 접수될 경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부활시킨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수사를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개설된 인터넷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은 코인 발행업체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이사(CEO) 등 창업자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준비 중이다. 이 카페 관리자는 게시글에서 "다음 주 중에 권도형에 대한 고발장이 서울남부지검에 제출된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의 진정서를 오는 26일까지 받아 함께 제출하겠다고도 했다. 이 카페에는 18일 기준 약 1700명의 회원이 모인 상태다.

암호화폐 관련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에 모인 투자자들도 동시다발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법무법인 LKB(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일부 투자자들을 대리해 이번 주 안에 권 대표를 유사수신 및 사기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또 권 대표가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재산가압류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기성도 권 대표에 대한 형사 고소를 준비하며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사건을 맡은 박보준 변호사는 "일찍이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었던 만큼, 루나의 추락은 이미 예견된 사태였는데도 거래소가 제대로 투자자를 보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암호화폐가 법정 화폐로 인정되지 않아 '루나 사태'의 관련자들을 처벌할 별도 법률이 없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권 대표가 사람을 기망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형법상 사기죄로 의율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테라폼랩스가 연 20%의 이자 지급을 약속했다는 점에서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테라폼랩스가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과정에서 불법 유사수신 행위를 했다는 지적도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야후파이낸스 캡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야후파이낸스 캡처]

투자자들이 잇따라 법적 대응에 나서는 가운데 권 대표에 대한 형사 사건을 어디서 수사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LKB와 기성은 사건을 더 검토한 뒤 서울지방경찰청 금융수사대와 서울남부지검 중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곳에 고소장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사건이 서울남부지검에 접수되면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서 사건을 들여다볼 가능성도 있다. 이날 서울남부지검은 "기존 '금융·증권범죄 수사협력단' 체제를 개편하고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새롭게 출범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이 전날 취임 일성으로 지시한 지 하루만이다. 각종 금융 범죄를 전달하며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렸던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지난 2020년 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폐지한 이후 2년 4개월 만에 부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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