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년 이상 노후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대선 이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뉴스1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전국구'로 커지고 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의 경우 대선 이후 25년 이상 된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25%(3155건 중 788건)로 지난해(25%)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1기 신도시가 있는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21%(16만9528건 중 3만5967건)에서 대선 이후 31%(1만2620건 중 3852건)로 10%P 커졌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73%(3152건 중 2288건)에서 87%(466건 중 405건)로 노후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었다. 일산(50→68%), 평촌(53→63%), 중동(71→78%) 등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김석환 다윈중개 대표는"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대선 이후 실제 거래량 데이터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다윈중개는 전국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용적률 ▶전체 대지면적 ▶인근 분양가 ▶세대당 대지면적 ▶사업진행속도 등을 분석해 자체 개발한 재건축 사업성 지수를 서비스하고 있다.
전국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상대적으로 늘면서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연령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대선 이후 전국 20년 초과 아파트는 0.19% 올랐다. 5년 이하(-0.58%), 5년 초과 10년 이하(-0.29%), 10년 초과 15년 이하(0.19%), 15년 초과 20년 이하(0.00%) 등과 비교해 오름폭이 컸다. 같은 기간 서울 20년 초과 아파트는 지수 변동이 없었지만, 경기는 0.18% 상승했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의 아파트 시가총액은 총 145조7663억 원으로 2월 말(145조2789억 원) 대비 약 0.3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재건축 단지의 시가총액은 244조211억 원에서 244조6948억 원으로 0.20% 상승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최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강촌동아'(1993년 입주) 전용 84㎡는 지난달 13일 7억73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지난 2월19일 6억 8500만원(13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88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또 성남 분당의 '양지2단지청구'(1992년) 전용 134㎡는 지난달 6일에 22억원(5층)에 거래돼 지난 3월19일 20억5000만원(14층)보다 1억5000만원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규제 완화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최근 유출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따르면 새 정부는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 개정'의 이행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설정했다.
안전진단 기준의 경우 법 개정 없이 국토교통부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가능해 이르면 올 상반기에 추진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이 오르는 등 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여 늦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계획서에 따르면 1기 신도시 특별법 논의도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배제 등이 시행되면서 최근 시장에 매물이 늘어난 것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