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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동지의 인민사랑 응축"…北 '사랑의 불사약' 뿌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수도에 조성된 보건 위기를 제압하기 위한 조선인민군 군의부문(의료부문) 전투원들의 결의 모임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수도에 조성된 보건 위기를 제압하기 위한 조선인민군 군의부문(의료부문) 전투원들의 결의 모임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뉴스1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군을 투입한 약품 공급이 시작됐다. 북한은 이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인민사랑’, ‘사랑의 불사약’ 등으로 표현하며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등 여전히 노동당 중앙의 지휘에 따라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선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

17일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15일 오후 6시부터 하루 사이 신규 유열자(발열 환자)는 26만 9510여명이며, 사망자는 6명이다. 또 17만 460여명이 완쾌됐다.

4월 말부터 따졌을 때 16일 오후 6시 기준 누적 유열자 수는 총 148만 3060명, 사망자는 56명이다. 신규 유열자와 사망자 수 증가 폭은 전날보다는 줄었지만,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현재 치명률이 0.003%에 불과, 북한이 공개하는 수치 자체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앞서 김정은이 직접 내린 특별 명령에 따라 16일부터 평양에서 의약품 보급을 위해 인민군이 투입됐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평양시 안의 약품 봉사와 의약품 수송임무에 투입되는 조선인민군 군의 부문의 전투원들과 국방성 일군들”의 결의 모임이 이날 국방성에서 진행됐다. 박정천 노동당 비서가 직접 특별 명령을 하달했고, 권태영 국방성 제1부상 등 군 수뇌부도 총출동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한 지난 15일 오후 6시 현재 각 지역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열자수(발열자수) 현황.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한 지난 15일 오후 6시 현재 각 지역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열자수(발열자수) 현황. 연합뉴스

노동신문은 “토론자들은 준엄한 방역대전을 진두지휘하시며 건군사에 일찍이 있어보지 못한 중대조치까지 취해주신 (김정은)총비서 동지의 인민사랑에 대해 토로했다”고 전했다. 또 “당 중앙의 파견원들답게 위대한 인민사랑이 응축된 귀중한 약품, 사랑의 불사약들을 평양 시민들에게 그대로 전달할 의지들이 언급됐다”고 보도했다. “24시간 봉사체계에 따른 약품 공급”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미 방역망이 뚫려 사망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뒤늦은 의약품 보급도 당의 애민 행위로 포장하며 내부 결속에 여념이 없는 셈이다. 이는 현재의 코로나19 위기를 자체 역량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은 17일 오전에도 정부의 코로나19 지원을 위한 실무접촉 제의에 대해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남북연락사무소 간 업무 개시 통화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실무접촉 제안을 담은 정부의 대북 통지문 관련 언급은 없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비상협의회를 연 뒤 평양 시내 약국들을 직접 시찰했다고 1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두 장 겹쳐쓰고 약국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비상협의회를 연 뒤 평양 시내 약국들을 직접 시찰했다고 1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마스크를 두 장 겹쳐쓰고 약국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북한이 중국 등을 통한 필수 의약품 공급 등을 통해 일단 고비를 넘겨보겠다는 의도라는 전망도 나온다. 외부의 지원이 자칫 열악한 내부 인프라 노출이나 민심 동요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노동신문도 해외의 코로나19 대응 사례를 보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만 소개했다. 17일 보도에서 중국발 정보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이드가 사망 위험성을 98% 낮출 수 있다고 소개하고, “왁찐(백신) 접종” 필요성도 언급했다.

노동신문은 전날에는 중국·러시아의 보건 전문가들이 정리한 코로나19 치료법을 소개했다. “코로나19에 대처할 특효약이 없다”며 코로나19 감염 시 증상을 나열한 뒤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내놨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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