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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매출, 식당·주점 ‘엔데믹’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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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당일인 지난달 18일 밤, 서울 강남역 사거리가 북적였다. 자영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당일인 지난달 18일 밤, 서울 강남역 사거리가 북적였다. 자영업 매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서울 관악구에서 와인바를 운영하는 장모(30)씨는 최근 들어 매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장씨는 “지난해 말부터 매출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하더니, 3월부터 크게 증가했다”며 “최근엔 회식까지 늘면서 장사가 확실히 잘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건 지난달 18일이지만, 식당·주점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의 매출 증가는 그 이전부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빅데이터 활용 외식업 경기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 음식점 매출액은 전월보다 18.3%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 건수는 19.3% 증가했다. 이는 배달 앱 매출은 제외한 결과다. 3월은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62만명(3월 16일)을 넘어서는 등 역대 가장 확진자가 많이 나온 달이지만, 외식업을 중심으로 한 자영업 경기는 회복세를 보였다는 통계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특히 3월 일반유흥주점·무도유흥주점은 매출액이 각각 전월 대비 26%, 45.8% 늘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유흥업종의 매출 회복이 거리두기 해제 전부터 나타났다는 얘기다. 가벼운 2차 장소로 선호되는 생맥주 전문점의 매출 증가 폭은 전월 대비 58.2%에 달했다.

‘팬데믹(pandemic)’ 장기화로 고립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3월 1일부터 방역패스가 해제된 게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QR코드를 통한 인증이나 방역패스 부담이 사라지다 보니 확진되더라도 동선이 파악될 것이란 우려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매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의 자료를 봐도 전년 대비 소상공인 매출은 60만명대 일일 확진자가 나온 3월 중순에만 1% 미만으로 감소했을 뿐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된 만큼 자영업 경기는 한층 더 빨리 회복할 전망이다. 실제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거리두기 해제 후부터 전년 대비 소상공인 매출 증가율은 13.7%(1주차, 4월 18~24일)·16.6%(2주차, 4월 25일~5월 1일)·19.7%(3주차·5월 2~8일)로 계속 늘고 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직장인 회식과 젊은층 소비가 늘면서 음식점·노래방 등의 야간 매출액도 크게 늘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4월 18일부터 5월 8일까지 3주간 서울 음식점 및 여가 서비스업 야간 시간대 하루평균 매출액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제한한 시기(지난해 12월 18일~올해 2월 18일) 대비 6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7개 오프라인 가맹 업종의 오후 6시~다음날 오전 2시 시간대 KB국민카드와 체크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야간 매출 건수가 198% 증가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대와 30대의 증가율이 각각 209%와 240%에 달해 이들의 소비가 이 지역의 야간 시간대 매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중구 필동(96%), 성동구 사근동(89%), 성북구 안암동(86%) 등 대학가 주변 지역의 야간 매출 건수 증가율도 다른 지역 대비 높았다. 새 학기 대면 수업이 이뤄지면서 대학 상권도 살아난 것으로 KB국민카드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복도 초읽기에 들어섰다. 여기에 2차 추경 통과로 소상공인 1인당 최소 600만원의 손실보전금까지 지급될 예정이라, 그간 어려웠던 소상공인 사이에선 매출 회복과 지원금이라는 ‘두 마리 토끼’에 대한 기대감이 솔솔 피어오른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지역별 편차는 있겠지만, 외식업의 4월 매출은 연초보다 20% 내외, 5월엔 그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만 보면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식재료와 인건비 부담이 많이 늘어나 소상공인 어려움은 여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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