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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월세 중 월세 비중 절반 넘었다...'전세의 월세화' 가속

중앙일보

입력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올해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직방'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서울 지역 임대차 계약 확정일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4월 월세 계약 비율은 51.6%로 집계됐다. 등기소와 주민센터에서 부여하는 확정일자 기준 등기정보광장 통계 자료가 2014년부터 공개된 이래 월세 계약 비율이 5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도별 월세 비율은 2019년 41.0%, 2020년 41.7%, 지난해 46.0%로 뛰었는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상승 폭이 더 가팔라졌다.

주택의 월세 증가 현상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월세 거래 비중은 48%였다. 3월까지 월세 거래량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42.1% 대비 5.9%P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국토부의 4월 통계에서도 월세 비중이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직방은 "최근 금리 상승으로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지면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보유세 부담 증가로 전세보다 월세를 받아 충당하려는 임대인 수요와 맞물려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에서 젊은 임차인의 비율은 증가세를 보인다. 2030 세대 임차인의 비중은 2019년 52.7%, 2020년 55.7%, 지난해 57.9%에 이어 올해 1∼4월 61.7%로 60%를 넘어섰다. 높아진 부동산 가격과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젊은 층의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50대 이상의 임차인 비율은 같은 기간 감소세(31.8%→29.7%→27.8%→23.6%)를 나타냈다. 2019년에는 50대 임차인이 31.8%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8.8%로 뒤를 이었는데 순서가 뒤바뀐 것이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올해 1∼4월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을 기준으로 집계한 임차인 비율은 관악구(9.3%)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송파구(8.0%), 영등포구(7.1%), 강서구(6.0%), 강남구(5.6%) 등의 순이었다. 특히 관악구에서는 20대 이하의 임차인 비중(15.4%)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직방은 "주택 공급 측면에서 소형주택(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의 공급이 많아지고, 자금 마련이 어려운 젊은 세대가 임차 시장에 유입된 것도 월세 비중 상승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며 "임차시장에서의 주택 수요와 공급에 따른 영향을 고려했을 때 젊은 계층의 주거비 경감 및 안정적인 임차계약을 위한 공급 및 제도적 뒷받침 등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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