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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2만원 시대, 프랜차이즈만 영업익 날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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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치킨 한 마리에 3만원은 돼야 자영업자들이 먹고삽니다.”

지난 3월 11일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2시간 가까이 격정적인 호소를 쏟아냈다. 원재료인 생닭이 튀기기 알맞게 작업 된 가격이 1만1000~1만2000원, 수입하는 튀김용 기름값, 거기에 물류비용과 부자재 가격을 더하면 원재료값만 2만원이 넘는다는 설명이었다. 여기에 배달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자영업자들이 종업원 없이 일해 닭 한 마리 튀겨 남기는 돈이 6500원 정도로 이런 식이라면 부부가 치킨집을 운영하며 받아가는 돈은 최저임금 수준이라고 그는 말했다.

결국 그는 이달 초 치킨 가격을 2000원 올리는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교촌을 시작으로 국내 치킨 대형 프랜차이즈 3총사인 bhc, 제너시스BBQ 모두 치킨값을 대체로 2000원 인상했다. 치킨값 2만원 시대가 열린 것이다.

비슷한 시점에 이들 프랜차이즈의 실적이 발표되자 소비자는 물론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물가인상 압박이 심했다는 게 사실이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영업이익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bhc의 지난해 매출은 4771억원, 영업이익은 1538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2%, 영업이익은 18.3% 늘었다. 제너시스BBQ는 전년 대비 13%가 넘는 36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 역시 608억원으로 14.5% 증가했다. 두 회사의 매출은 사상 최대였다. 교촌도 지난해 매출 5076억원으로 전년의 기록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은 bhc가 27.3%, 제너시스BBQ는 18% 수준이었다. 교촌은 8%였다. 식품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 정도다.

bhc 관계자는 “본사가 직접 가맹점들의 표준화를 관리하면서 본사 인건비와 부대 비용을 최소화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차례에 걸쳐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을 올린 bhc는 지난달 가맹점에 공급하는 닭고기 가격을 다시 인상했다. 지난해 기준 BBQ 가맹점은 1604개, bhc는 1518개, 교촌은 1157개다. 상공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본사와 배달앱만 배불리고 가맹주는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치킨값 인상과 본사의 원부자재 공급 가격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은 “글로벌 상황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본사가 생닭 같은 원자재 관리에 신경을 더 쓰면 가맹점주들의 부담과 치킨값 인상 부담을 덜 수 있다”며 “가격만 인상하다 보면 오히려 소비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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